이태희는 2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7422야드)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을 차지한 후 펑펑 울었다.
2015년 ‘넵스 헤리티지’ 우승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까지 1086일을 기다려야 했다. 이태희의 눈물은 긴 기다림을 함께 해준 아내에게 바치는 것이었다.
“2015년에 대상을 받고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이후 롱 퍼터를 바꿔야 하는 변수가 생겼고, 2년 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냈다. 해외 투어 퀄리파잉 스쿨도 떨어졌다. 그 때마다 아내가 ‘골프 1,2년 할 것 아니다. 오빠는 10년을 더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너무 스트레스 많이 받지 말아라’고 격려해줬다”
지난 20일 끝난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권성열은 호랑이처럼 포효한 후 그린 위에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서지 못하며 펑펑 울었다. 2013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60개 대회 만에 첫 번째 우승 달성했다. ‘인생 우승’ 후 ‘인생 눈물’을 흘렸다.
“골프가 인생의 전부였고 오래 전부터 꿈꿔온 우승이었다. 가만히 누워 있다가 우승 생각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우승이 너무 하고 싶었고 정말 간절했다. 그래서 우승 순간에 울컥하면서 눈물이 많이 난 것 같다. 2016년 12월에 결혼을 했고, 아들이 27일 전에 태어났다. 아이가 너무 어려서 아내가 대회장에 오지 못했다. 빨리 가서 아내 얼굴을 보고 싶다.”
“2015년 대유몽베르컨트리클럽에서 캐디로 일할 때 마지막 홀 티박스에서 생각했다. ‘만약에 내가 마지막 라운드에 선두로 이곳에 올라온다면 어떤 기분일까?'라고 상상했다. 실제로 선두로 18번 홀에 서자 모든 게 스쳐 지나갔다.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울컥했다.”
지난 4월 열린 KPGA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전가람은 드라마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경기도 포천시에 살고 있는 전가람은 대유몽베르컨트리클럽과 인연이 깊다. 코리안 투어 데뷔 전인 2015년에는 5개월 동안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잠깐 캐디를 했다. 그 당시 멀게만 느껴졌던 우승의 꿈은 3년 만에 현실이 됐다. 지난 몇년간 힘든 시간을 보낸 전가람은 눈물을 삼켰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11위를 차지하며 꾸준함을 보이고 있는 전가람의 골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