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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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5-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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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익률 낮은 '확정금리형'이 66%

  • 11개銀 평균수익률 1.53% 불과

  • 물가인상률 감안 사실상 마이너스

  • 당국, 수익률 제고 투자 방안 마련

[자료=은행연합회]


국내 시중은행들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2%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인 셈이다.

29일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1개 시중은행의 퇴직연금(DB, 확정급여형) 평균수익률은 1.53%로 나타났다. 일부 통계가 나오지 않은 SH수협은행과 제주은행은 제외했으나, 이곳들도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28.81%와 비교했을 때 무려 2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1.88%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94%)보다 낮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3년간 수익률이 1.61%로 가장 높다. 하지만 전체평균인 1.50% 대비 0.11%포인트 높은 것에 그쳤다. 이어 KDB산업은행(1.59%), KEB하나은행(1.58%), DGB대구은행(1.57%), NH농협은행(1.55%), BNK부산은행(1.54%), 우리은행(1.54%), KB국민은행(1.53%), 광주은행(1.5%), IBK기업은행(1.42%), BNK경남은행(1.4%) 등도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수익률 부진은 퇴직연금 대부분이 DB형에 집중돼 있어서다. DB형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의 66%를 차지하고 있지만 가장 수익률이 낮다. 예금이나 금리확정형 보험 등 안전자산에 투자되고 있어서다.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 되면서 수익률도 자연스럽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문제는 DB형보다 수익률이 높은 DC형(확정기여형)의 평균 수익률도 3%를 밑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감독자문위원회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특히 자문위원들은 금융사들이 전문성 부족과 도덕적 해이를 반성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문위원들은 "금융회사가 연금상품 판매 후에도 수익률과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유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퇴직연금 수익률 재고를 위해 기존 70%로 제한됐던 타깃데이트펀드(생애주기펀드, TDF) 투자비중을 자산의 100%까지 허용하는 내용의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TDF는 근로자의 은퇴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을 늘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또한 저축은행 예·적금 투자와 거래소에 상장된 리츠(REITs) 상품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도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냥 쌓아두는 돈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은 "근로자 스스로가 퇴직연금도 본인의 돈이라는 생각을 갖고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자동적으로 자산배분 등을 해주는 금융상품들이 많아 운용하는데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이런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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