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혜 브리타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브리타코리아의 ‘1호 직원’이다. 지난해 5월 마케팅 상무로 입사해 지난 1년간 회사의 초석을 다지며 대표이사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업계에서는 조 대표가 1년 만에 회사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배경으로 그의 화려한 경력을 꼽는다. 존슨 앤드 존슨과 스미스&네퓨, 쥴릭 파마, 바이어스도르프, 에너자이저, 그룹 세브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 22년간 활약한 경력이 바로 그것이다.
조 대표는 “22년간 마케팅 업무를 해오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성취를 이뤘다”면서도 “스스로 일이 재미있고 도전의식이 생겨야 직장 생활을 즐길 수 있고 오래 할 수 있겠다 싶어 브리타코리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올해 4월 브리타코리아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브리타의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정수기 시장 공략, 브랜드 사업 전략 수립을 포함한 운영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상무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심기일전하기 위해 길었던 머리도 커트머리로 싹둑 잘라 의지를 다졌다.
브리타는 독일 비스바덴에 본사가 있는 50년의 역사를 지닌 탄탄한 정수기 회사지만, 국내에서는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단계다. 이 회사에 몸담는다는 것 자체가 그에겐 큰 도전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조 대표가 브리타코리아에 합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회사의 ‘비전’ 때문이다. ‘We will change the way people drink water sustainably.’ 서울 용산구에 있는 브리타코리아 사무실의 벽에 새겨진 글귀다.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물을 마실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 물 소비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브리타의 경영철학을 뜻한다.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향한 집념이 담겨 있다.
조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실패하는 이유는 한국 트렌드에 맞지 않고 소비자에게도 득이 안 됐기 때문”이라며 “브라타의 비전이 이뤄질 경우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행복, 환경 등 사회적 가치가 한 선상에 있다는 것 자체가 와 닿았다”라고 설명했다.
브리타코리아의 2호 사원인 한 직원에게 조 대표는 어떤 상사인지 묻자 ‘카리스마 있는 리더’라는 말이 가장 적당하다고 했다. ‘함께 일하기 좋은 상사’라는 말도 뒤따랐다.
조 대표가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강조한 덕분이다. 여기에 조 대표는 브리타코리아가 성장하기 위해서 회사의 모든 것을, 사원들의 잘못도 책임지는 든든한 배경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표이사 2개월 차인 새내기 CEO(최고경영자)인 그는 책임감이 막중해졌지만, 그 책임을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조 대표는 “정해져 있는 틀 안에서 일하다 보면 직원들에게 자꾸 참견하게 되고 확인하는 등 어느 정도의 경계를 줄 수밖에 없다”며 “대표가 되다 보니 대부분의 일은 잘못돼도 제 선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서 직원들을 더 믿어주면서 일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격언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조 대표는 “대표로 선임되면서 일에 대한 열의가 더 생긴 것 같다”며 “마음이 무겁다기보다는 브리타를 앞으로 키워갈 생각에 더 신나고 재미있다”고 자신감 가득 찬 미소를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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