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이 김태오 회장, 김경룡 은행장 체제로 새로 출발한다. 이들은 조직 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은 물론 한풀 꺾인 실적을 다시 살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그룹의 김태오 회장 내정자는 31일, 김경룡 은행장 내정자는 다음 달 4일 공식 취임한다. 4일 차이로 각 사의 CEO 자리에 오르면서 앞으로 두 사람은 3년 동안 호흡을 맞추게 됐다.
최우선 과제는 '조직 안정화'다.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대구은행 채용비리 등 내홍을 마무리짓고 조직 안팎의 신뢰를 다져야 한다.
실제로 김태오 회장과 김경룡 은행장은 "소통과 화합으로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고 지역사회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내정 소감을 밝히며 이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적 개선도 풀어야 할 숙제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제치고 지방은행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분기 만에 부산은행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리더십 부재가 컸다. 꾸준히 내실을 다져온 JB금융지주도 DGB금융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김 회장은 은행뿐 아니라 카드업무, 지주업무, 보험업계를 넘나들며 금융업 전반의 업무 경험을 갖춘 인물로 꼽힌다. 김 행장 역시 대구은행과 DGB금융에서만 40년 경력을 쌓은 내부인사인 만큼 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면 충분히 예전 명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DGB금융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처음으로 분리한 만큼 조직 쇄신과 안정화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권한 배분과 역할이 아직 불확실해 미묘한 갈등구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DGB의 미래가 김태오 회장과 김경룡 행장의 호흡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두 사람이 제대로 된 호흡을 맞춘다면 DGB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겠지만, 그룹 내 주도권 경쟁을 한다면 쉽게 회복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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