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스러운 유럽 감성을 만나다"..'노화에피소드1 수집가' 낙원상가 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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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성 기자
입력 2018-05-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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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집가 이경숙씨 독일서 모은 350점 전시

[낙원상가 d/p에서 진행 중인 '노화에피소드1. 수집가']

밀대·저울·계량컵·커피잔·주전자 등 30여 년간 독일의 지역 벼룩시장에서 모은 물건들이 전시됐다. 벌써 많은 관람객이 다녀가면서 팔렸다는 것을 표시하는 하얀색 스티커가 여기 저기 붙어있었다. 유럽의 진한 이국적 디자인이 선택에 한몫한 셈이다.

29일 찾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낙원악기상가에서는 '노화'를 테마로 연말까지 전시, 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첫 프로그램으로 낙원악기상가 4층 전시공간 d/p에서 수집가 이경숙씨가 독일의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350점 정도의 물품을 모아 '노화에피소드 1. 수집가' 전시회를 오는 6월 16일까지 연다.

[낙원상가 d/p에서 진행 중인 '노화에피소드1. 수집가' 바느질 쌈]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30년간 생활했던 이경숙씨는 2년 전 독일 생활을 접고 귀국했다. 그는 매주 토요일 현지 벼룩시장에 가서 물건들을 샀고, 그것을 컨테이너 8대에 나눠 싣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중의 10~20% 정도를 진열했다.

1968년도에 지어진 낙원악기상가에서 '노화'를 주제로 삼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종로구가 서울에서 가장 올래 된 지역이면서 노인들을 위한 놀이문화 공간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 건물 4층에는 실버영화관, 안산명화극장, 낭만극장 등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 시설이 들어차 있다.

[낙원상가 4층에 마련된 문화 공간]


이민지 큐레이터는 "물건이나 건물이 낡고 남이 살았던 흔적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다. 이런 것들을 시리즈 안에서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며 "오랜 시간 동안 소중하게 수집해온 물건들과 함께 수집가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고 여성은 어떻게 늙어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이번 전시의 두 번째 목표이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여성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접하는 물건들을 시간순으로 배치했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밀가루 계량컵, 저울, 밀대 등이 앞 부분에 전시됐고, 삶은 달걀을 올려놓는 접시와 커피를 담는 커피잔, 빵이나 치즈 썰어서 놓는 도마, 수프를 놓는 그릇 등도 전시됐다.

[낙원상가 d/p에서 진행 중인 '노화에피소드1. 수집가' 커피잔]


중간쯤에는 바느질할 수 있는 바느질 쌈도 있다. 이후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도구들도 전시됐다.

전시물 중에는 하얀색 스티커가 붙은 물건들도 있는데, 이것은 관람객들이 구입한 것들이다.

대부분 전시 물품들이 실생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고 유럽 전통의 디자인이 구현돼있어 인기가 높다.

[낙원상가 d/p에서 진행 중인 '노화에피소드1. 수집가' 작품]


3개 세트 커피잔은 7만 원 선이고, 에스프레소 잔은 4만 원 선, 대형 무늬 접시의 경우에는 10~15만 원이다.

오는 6월 9일 오후 5시에는 수집가 이경숙씨가 관람객들과 함께 시간의 흔적과 오래된 물건에 대한 의미, 기억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도 운영할 예정이다.

노화에피소드 두 번째 시리즈는 안무가와 함께 9월에 선보인다. 전시공간 d/p에서는 안무가의 스크린 전시가 있고, 종로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몸의 주름과 장소의 주름은 탐구해보는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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