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요금제를 전면 개편하며 통신시장 판도를 완전히 갈아엎었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 수준에 해당하는 2만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두고 업계 전반에 걸쳐 긍정적으로 평가가 나오는 한편, 경쟁 이동통신사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이다. 알뜰폰의 걱정은 더욱 커졌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KT의 요금제 개편안을 두고 통신업계는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KT가 이번에 발표한 데이터ON 요금제는 톡·비디오·프리미엄 3종으로, 유·무선 음성통화와 문자는 기본 제공하고 데이터 무제한(일부 속도제어)을 제공한다.
‘데이터ON 톡’은 매월 기본 데이터를 3GB 제공하며, 기본 데이터를 초과할 경우에는 최대 1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데이터ON 비디오’는 매월 100GB를 제공한다.
‘데이터ON 프리미엄’은 제공량과 속도제어가 전혀 없는 ‘완전 무제한’ 혜택이 주어진다.
데이터ON 요금제 가격은 선택약정 할인을 이용하면 매월 3만6750원(톡), 5만1750원(비디오), 6만6750원(프리미엄)을 부담하면 된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존 요금제보다 1~2만원이 저렴해 고객의 통신비 절감을 극대화시켰다는 평가다.
특히 저가 요금 이용자들을 위한 ‘LTE베이직’ 요금제는 정부가 추진중인 보편요금제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LTE베이직은 선택약정 할인 시 월 2만4750원에 유·무선 음성통화와 문자를 기본 제공하고, 매월 1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는 데이터선택 32.8(월정액 3만2800원)에 비해 데이터를 무려 3.3배 제공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이번 요금제를 위해 준비를 잘한 것 같다”면서 “SK텔레콤도 약정제도, 로밍, 멤버십 등을 개편하며 고객가치혁신을 지속해 왔던 만큼, 신규 요금제, 로밍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요금제 인가사업자로서 신규 서비스 출시 전까지 타 사업자 대비 많은 절차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KT의 발표는 의미 있다고 본다”면서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수년간 고착된 시장의 요금구조가 사업자간 차별화 된 서비스로 활성화 되고 있다. 고객 혜택도 갈수록 새로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편요금제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도 KT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입법화 진행중인 보편요금제와 별도로, 사업자 스스로 요금제를 합리적으로 낮춰 보편요금제와 근접한 수준의 요금이 나온 부분은 고무적 요인”이라면서 “2만원대에서 음성 무제한을 시도했다는 건 소비자 혜택을 확실히 늘린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KT가 저가 구간을 최초로 손봤기 때문에 다른 경쟁사들도 예의주시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사업자들이 같이 동참해서 혜택을 늘리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를 계기로 알뜰폰 사업자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알뜰폰은 보편요금제 등 알뜰폰 경쟁력을 저하하는 과도한 통신비 할인 정책에 대해 보완책 마련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알뜰폰 관계자는 “이통사 요금제의 가격은 망도매대가 인하 여력이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알뜰폰업계가 생존가능한 합리적 수준의 망도매대가 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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