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와 함께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통하는 미국 대표 기업 코카콜라. 코카콜라는 검은색 액체에 비밀 레시피로 녹여낸 달콤함과 청량감으로 세계에서 수많은 애호가들을 거느리며 132년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코카콜라의 붉은색 필기체 로고가 갖는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코카콜라는 매년 세계 브랜드 순위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7년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를 564억 달러(약 61조원)로 매기며 애플, 구글, MS, 페이스북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가치있는 브랜드 순위 5위에 올렸다.
투자 귀재이자 가치투자의 대가로 통하는 워런 버핏의 포트폴리오 목록에서 20년 가까이 빠지지 않는 것이 코카콜라다. 게다가 버핏은 실제 코카콜라 마니아로 유명하다. 작년에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체리코크 한정판 캔에 버핏의 얼굴이 새겨지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못 말리는 코카콜라 사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이어트 콜라를 하루에 12캔가량 마신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집무실 책상 위에는 다이어트 콜라를 주문하는 버튼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효과 덕분인지 올해 1분기 다이어트 콜라 매출이 증가하며 코카콜라의 실적 호조를 떠받쳤다.
그러나 코카콜라가 만인의 사랑만 받는 것은 아니다. 코카콜라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문제도 있다. 건강과 웰빙이 주목을 받으면서 가당 탄산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염려가 커지고 입맛도 변하고 있는 것. 세계적으로 탄산음료는 비만과 당뇨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학교 자판기에서 퇴출되고 설탕세가 부과되는 등 수모를 겪고 있다. 탄산음료 수요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코카콜라는 콜라 외에도 신제품 개발과 공격적인 인수를 통해 스프라이트, 파워에이드, 미닛메이드, 글라소 비타민워터 등의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여 왔다. 그러나 경쟁사 펩시에 비해 코카콜라가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펩시의 경우 건강음료 브랜드 확대에 열을 올리면서 매출에서 탄산음료 의존도를 20% 수준까지 낮추었지만 여전히 코카콜라의 경우 그 의존도가 70%에 육박하고 있다.
제임스 퀸시 CEO는 코카콜라가 원조 콜라에 매달리기보다 종합 음료회사로 거듭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그는 직원들에게 "실수하라"라는 특명을 내린 바 있다. 코카콜라가 ‘원조’에 집착하다 보니 내부적으로 보신주의가 만연하다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에 기민하게 대응하라는 주문이었다.
코카콜라는 이제 132년 무알코올 전통을 깨고 알코올 음료를 내놓는 '실험'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28일부터 후쿠오카가 있는 일본 규슈 지역에 한정하여 레몬맛을 가미한 알코올 음료 '레몬도'를 출시했다. 과일맛이 나는 일본식 탄산 소주인 '추하이'의 일종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기린, 아사히, 산토리 등이 추하이 시장을 꽉 잡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셈이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는 레몬도 출시와 관련, "소비자들의 입맛을 따르려 노력하는 만큼 일종의 실험"이라고 밝혔다. 원조의 명성을 유지하면서 그 무게에서 오는 부담을 떨쳐내야 하는 코카콜라가 어떻게 변화를 계속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