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의 사전적 의미는 ‘많은 노동자가 협력해 계획적으로 노동하는 일’ 또는 ‘지적인 노력을 하면서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일하는 것’이다.
조직심리학자인 베드웰(Bedwell L.W.) 교수는 협업을 "둘 이상의 사회적 존재가 하나의 공유된 목표 달성을 목적으로 공동 활동에 참여하는 진화적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협업은 여러 의미로 해석되고, 다소 진부하다고 느낄 정도로 많이 들어온 단어다. 그러나 연구 현장에서는 협업의 실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장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
첫 번째 장벽은 제3자가 개발한 기술이나 연구 성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배타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폐쇄적 문화나 신분 격차, 자기 의존으로 인해 다른 연구자의 의견을 듣거나 힘을 모으려 하지 않는 모습이다.
두 번째는 독점 장벽이다. 타인과 연구 정보를 공유해야 하거나 정보 제공 요청을 받았음에도 정보 공유를 하지 않거나 도움을 주지 않는 현상이다.
세 번째는 조직 내·외부에서 해당 연구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검색 장벽이다.
마지막은 여러 부서에서 모인 사람들이 협업 연구를 하는 방법 자체를 모를 때 발생하는 장벽이다.
이 같은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먼저 협업해야 할 때와 피해야 할 때를 구분해야 한다.
어떤 조직의 협업팀이 출범했다고 가정해 보자. 프로젝트의 목적에만 몰두해 서로 논쟁하고, 부서 간 갈등을 조정하느라 시간을 뺏긴다면 본업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다.
또 협업을 방해하는 협업 장벽의 원인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장벽이 조직 내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어떤 장벽을 해결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분석해야 해결책도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협업적 인재를 키워야 한다. 협업적 인재란 자신의 팀 성과에도 기여하면서 다른 부서와도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공간 협업을 활용한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상이 가까운 사람과는 의사소통이 활발하지만, 25m 이상 떨어져 있으면 거의 소통할 수 없다는 보고가 이를 잘 말해준다.
축산 분야에서 협업으로 큰 성과를 내는 대표 사업으로 ‘한우 씨수소 개량’을 꼽을 수 있다. 이 사업은 한우의 △혈통등록 △능력검정 △유전능력평가 △선발 △계획교배의 반복으로 이뤄진다.
유전적으로 우수한 형질을 지닌 씨수소 개량과 그 개체의 능력을 널리 이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지난 30여년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립축산과학원은 사업기획과 유전평가를, 농협경제지주 한우개량사업소와 지역 축산연구기관 및 농가에서는 검정을 맡는다.
한국종축개량협회는 혈통등록을,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쇠고기 등급판정제도를 운용하며 참여 기관과 농가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해마다 우수한 씨수소를 선발하고, 국민 건강에 필요한 육류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한우의 육량과 육질 개량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약 2000억원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가축 개량도 그간의 체계와 성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정밀도와 속도감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량체계에 대한 개선이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미래를 대비해 개량 목표와 방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관련 주체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무작정 힘을 모으는 것을 넘어 협업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이런 고민이 결실로 이어질 때 더 큰 가치를 지닐 수 있다.
△가축 질병 방제 △축산환경 개선 △축산물 안전관리 등 개량 분야뿐 아니라 많은 축산 분야에서 협업이 시도되고, 협업의 성과를 높이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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