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가 주중 외국 대사관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검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대만 관영 중앙통신사는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가 20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웨이보가 외교관계부터 중국 정책평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의 게시물을 검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가장 많은 개입이 이뤄진 곳은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사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동안 28개의 게시물이 검열을 받았다. 프랑스 대사관은 12건, 쿠바 대사관은 5건으로 드러났다.
매체는 웨이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이 그동안 게시물 삭제, 게시물 공유 및 댓글 작성 금지 등 방법을 통해 대사관이 게재한 게시물의 파급효과를 제어해왔다고 덧붙였다.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웨이보의 월간 활성사용자(MAU) 수는 4억1100만명으로 트위터의 사용자 수(3억3000만명)를 훌쩍 뛰어넘었다.
웨이보는 중국의 공산당 독주 체제와 대조되는 민주주의 정치 성향의 게시물을 집중적으로 검열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연상케 하는 곰돌이 푸와 같은 만화 캐릭터에 대한 언급도 검열 대상으로 삼았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I disagree)'라는 문구도 정치적 뉘앙스를 풍긴다는 이유로 문제 삼았다.
실제로 지난 7일엔 미국 대사관이 웨이보에 중국이 외국 항공사에 대만·홍콩·마카오의 별도 표기를 삭제하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한 백악관의 성명을 게재했는데, 여기에 수 만건의 반대 댓글이 달렸고, 해당 글은 이후 곧바로 삭제됐다. 백악관 성명에 담긴 '전체주의적 발상'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주중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우리는 정기적이고 일상적인 중국의 검열과 마주하고 있다"면서 "언론 접근을 포함한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이 상호 이해를 촉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자유언론 후원 단체인 ‘그레이트 파이어(Great Fire)의 공동창립자인 찰리 스미스는 “그들은(주중 외국 대사관) 언론 자유에 대해 어떠한 코멘트도 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검열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면서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금지 등 대사관의 정보 보안유지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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