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사랑도둑’으로 트로트계에 나타난 가수 강소리가 신곡 ‘미워도 사랑해’를 발표했다. 지난해 ‘단둘이야’로 트로트 팬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던 그는 1년여 만에 새로운 곡으로 팬들앞에 섰다.
백두산 멤버 유현상의 곡으로 돌아온 강소리는 이번 앨범을 통해 진정한 트로트가 무엇인지, 또 트로트가 얼마나 매력적인 음악인지 알리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최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소리와 새 앨범 발매 소감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강소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신곡 ‘미워도 사랑해’는 어떤 곡인가요?
- 요즘 이른 바 ‘트롯돌’이 난무하는 시대인데 진정성을 드릴 수 있는 아주 편안한 멜로디에 노래가 들리는 곡이라 할 수 있어요. 보이는 것보다는 듣는 노래라 할 수 있죠. 정통 트롯은 아니지만 그렇게 들리기도 한 곡이에요. (웃음)
Q. 진정성 있는 트로트로 신곡을 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진정성있는 트로트를 부르고 싶었어요. 운이 좋게 유현상 선생님께서 곡을 주셔서 마음에 쏙 들었죠. 요즘 트렌드를 쫓는 트로트는 다소 식상하잖아요. 그래서 이미지를 바꿔보자는 마음에 ‘미워도 사랑해’를 선택하게 됐어요.
Q. 백두산 유현상 선생님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 확실히 옛날분들은 음악을 잘하시는 것 같아요. 요즘 트로트도 녹음할 때는 끊어서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 노래는 1절, 2절 한 번에 다 녹음했어요. 한 세 번 정도 불렀는데 좀 더 해보자고 하셔서 여러 번 불렀죠. 음악을 정말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았아요. 요즘 스타일의 작업과는 달랐지만 재밌었어요.
유현상 선생님은 정말 친근하고 포근하고 따뜻하신 분이에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따뜻하죠. 후배들에게 격려도 잘해주시죠. 제가 예민하게 신경 쓰고 있으면 그런 것 없이 잘 하고 있다고 늘 격려를 해주시는 편이고 칭찬도 많이 해주세요. 자신감이 생길 수 있게 해주세요.(웃음)
Q. 유현상 선생님께서 강소리 씨에게 곡 제안을 하신건가요?
- 방송 현장에서 저를 만나면 늘 예뻐해주셨어요. 그래서 선생님이 제게 곡을 주실 때 ‘너가 늘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더 열심히 하라고 주는거다’라고 하셨어요. 노래를 들었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하겠습니다!라고 했죠. (웃음)
Q. 2012년 데뷔 후 7년차 트로트 가수가 됐어요. 어떻게 트로트를 하게 됐나요?
- 고민은 아주 잠깐했던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제게 트로트 한 번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고 하셨죠(웃음) 아버지가 응원해주셔서 제작하시는 분 만나보자고 생각했는데 처음엔 사실 트로트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하지만 하다보니 트로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죠. 그래서 다시 세월을 돌린다면 아예 일찍 트로트를 시작하고 싶을 정도예요.
Q. 그렇게 트로트에 빠져들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 트로트는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댄스나 다른 빠른 박자의 장르도 스토리가 있지만 트로트의 가사는 직접적이잖아요. 그래서 제 생활과 직접적인 걸 아름답게나 재밌게, 혹은 슬프게 다 표현할 수 있어서 그게 매력인 것 같아요. 은유적인 표현도 많고, 시적인 부분도 있지만 직접적인 가사로 친근한 매력도 있어서 감동적이고 실용적인 매력이 있어요. 노래가 짧기 때문에 국한이 되는 발라드는 가사가 길지만 트로트는 짧잖아요. 함축적인 짧은 것에 사연이 들어가 있어 너무 재밌어요. 트로트는 계속 들어야 해요. 저는 트로트를 부르려 예전 노래를 찾아들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좋더라고요.
Q. 트로트가수가 된 뒤에 힘든점은 없었나요?
- 소속사를 세 번 옮겼어요. 그런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이 힘들지 다른 건 크게 힘들지 않았어요. 좋은 점은 쌀을 한 번도 사본 적이 없어요. 하하하. 행사를 가면 특산물을 워낙 잘 받아오거든요. 안 받아가면 서운해하시더라고요. (웃음)
Q. 트로트가수라서 행사를 많이 갈텐데 에피소드가 있나요
- 제가 ‘사랑 도둑’이라는 노래로 데뷔를 했잖아요. 가사 중에 ‘도둑아 도둑아 내 맘 뺏어간 도둑아. 잡아라’라는 가사가 있는데 제가 데뷔 후에 청주교도소 무대에 한 번 하러 갔는데 공연시간에 조금 늦어 끝에 엔딩무대로 섰는데 아무 생각 없이 ‘도둑아’라고 손으로 지칭을 하는 안무였거든요. (웃음) 대기실에 계시던 선배님들이 깜짝 놀라셔서 다 나오셨어요. 하하하. 큰일 날 뻔 했다고요. 미리 사전에 생각을 해놓고 갔어야 하는데 급하게 가느라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죠. 그때 ‘도둑아’라고 하는데 교도소에 계신분들이 박수를 막 치다가 갑자기 박수소리가 줄어 드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하하하하. 그래서 나중엔 만회하기 위해 과감히 무대를 내려가서 손을 한 분 씩 다 잡아드렸어요. 원래 그렇게 하면 안되는건데... 지나고 나니 아찔하면서도 굉장히 재밌었던 에피소드로 남았네요.
Q. 행사가 많은 봄, 가을이 아닐 때는 주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 바람을 쐬러 다니고 최대한 많이 쉬어요. 제가 많이 바쁠 땐 하루에 스케줄을 6개를 소화할 때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쉴 땐 집에서 푹 쉬려고 해요. 동생과 함께 하는데 장을 봐서 하루종일 맛있는 걸 해먹고 영화 보면서 놀아요.
Q. 올해 서른 넷인데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나요? 이상형이 있다면요?
- 결혼은 항상 하고 싶은데 부모님도 결혼에 대해서 말씀을 안 하셔요. 노래를 더 하라고 하시죠. (웃음) 이상형이요? 저는 넓은 바다와 같고 큰 나무 같은 사람이 좋다고 해요. 하하하. 제가 하는 일이 오락가락하고 마음이 좀 넓어야지 저를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큰 나무는 뿌리가 깊은데 그런 분이 계셔야 할 것 같아요.
Q. ‘미워도 사랑해’는 어떤 곡이 됐으면 좋겠나요?
- 노래가 TV에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라디오나 음악이 들리는 곳에서 많이 니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전에는 강소리가 더 떴으면 좋겠단 생각이었다면 이젠 이 노래가 더 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사람을 띄우려고 마케팅을 하듯이 강소리의 ‘미워도 사랑해’ 노래 자체가 더 많이 알려지면해요. 들으면 다 좋아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안 좋을 수가 없어요. (웃음)
Q. 마지막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으세요?
- 진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가식적이고 틀에 박힌 것 말고, 소통하고 진실하고 늘 변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웃음) 제 노래가 대대손손 불려졌으면 좋겠어요. 제 꿈이 교고서에 이름이 올라가면 좋은데 그렇게 제 노래는 제가 없어도 불려졌으면 해요. 이번 노래가 제 바람의 시발점이 되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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