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재보험사 설립 문턱이 낮아지면서 국내 유일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와의 경쟁 구도 형성 여부가 관심사다. 보험업계에서는 코리안리가 국내 재보험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경쟁은 힘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제2 재보험사의 등장은 장기적으로 보험시장 발전에 득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금융위가 발표한 '손해보험 혁신·발전 방안'에는 전업 보험사에 대한 적극적인 인가정책이 주로 담겨 있다. 그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제2 재보험사 설립 논의가 다시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향후 설립될 제2 재보험사가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리안리가 국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마당에 제2 재보험사가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코리안리는 1963년 대한손해재보험공사로 출발해 공사로서 우월적 지위를 누려왔다. 1978년 민영화 이후에도 국내 유일한 전업 재보험사로서 공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국내 재보험 물량(7조6370억원) 가운데 61.2%인 4조6750억원을 코리안리가 차지했다. 최근 4년 동안 코리안리의 점유율은 60%를 넘어섰다.
이는 오랜 기간 축적된 언더라이팅 및 원수사와의 계약 관리 노하우 덕분이다. 신생 제2 재보험사가 이를 단숨에 따라잡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제2 재보험사의 출현이 달갑지 않은 코리안리도 이와 유사한 시각이다. 재보험 시장의 성장성이 낮은 데다 초대형 위험이 많은 기업성 보험 등을 신생사가 인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제2 재보험사가 성공할 가능성 자체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제2 재보험사의 탄생이 장기적으로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장 코리안리와 의미 있는 경쟁 체제를 구축하지 못하더라도 경쟁사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유익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재보험 시장에서는 좋든 싫든 사실상 코리안리 이외에 대안이 없었다"며 "국내 재보험 시장에서도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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