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탈리아 정정 불안이 잦아들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난 점은 긍정적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가 중국 A주(내국인 전용 주식)를 편입하는 바람에 커졌던 우려도 잦아들었다.
◆美 관세폭탄에 움츠러든 증시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일까지 한 주 동안 2460.80에서 2438.96으로 0.89%(21.84포인트) 내렸다. 한때 24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일단 이탈리아에서 큰불은 꺼졌다. '오성운동'과 '동맹' 두 정당은 연립정권 구성에 합의했다. 덕분에 이탈리아가 유로존에서 탈퇴한다는 뜻인 '이탈렉시트' 가능성은 낮아졌다.
문제는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이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에도 관세폭탄을 퍼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일 고급차인 메르세데스벤츠를 뉴욕에서 볼 수 없을 때까지 이런 무역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무차별 통상 공격을 받은 상대국도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세계 교역 규모가 줄어들면 금융시장도 움츠러들 수 있다. 곧 나올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불발 때에는 중국산 정보기술(IT) 제품에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이 내놓을 보복관세 조치도 지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이번 미·중 협상에서 긍정적인 결론을 낸다면 무역전쟁 리스크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A주 MSCI 편입 여파는 일단락
MSCI를 둘러싼 불안감은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꼬리를 물었던 악재를 감안하면 코스피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MSCI 신흥국지수는 이달 1일 1차 편입을 마쳤다. 9월 3일로 잡힌 2차 편입까지 끝내면 모두 234개 종목(시가총액 대비 5%)이 신흥국지수에 들어간다. MSCI 측은 이번 편입으로 새롭게 중국 A주로 유입될 자금을 약 170억달러로 추산했었다.
외국인 자금이 우리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해온 이유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MSCI 신흥국지수에서 우리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5.41%로, 최근 1개월 동안 0.35%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경계심리만 잦아든다면 도리어 수익성이나 건전성이 양호한 우리 증시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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