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자회사 라인(LINE)이 지난 1일 일본에서 출시한 인공지능(AI) 기반 스피커 ‘클로바 프렌즈 미니 도라에몽 한정판’이 하루 만에 완판됐다. 업계에서는 AI 스피커와의 대화조차 쑥스러워하는 일본인 특성을 고려해 친숙한 인기 캐릭터인 도라에몽을 스피커에 입힌 라인의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Rakuten) 홈페이지에는 클로바 프렌즈 미니 도라에몽 한정판이 현재 구매가 불가능한 ‘입고대기’로 표시돼 있다.
지난 1일 판매에 들어간 지 하루 만에 판매 물량이 완판된 것으로, 추가 입고 계획은 알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지난 3월 극장판으로 개봉한 만화 ‘도라에몽: 진구의 보물섬’ 의상이 포함된 한정판 세트 역시 완판됐다.
클로바 프렌즈 미니 도라에몽 한정판은 지난 1일부터 라쿠텐 내 오디오 기기 판매 랭킹에서 구글의 AI 스피커인 ‘구글 홈’ 등을 누르고 1위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클로바 프렌즈 미니 도라에몽 한정판은 1969년 첫 등장 이후 지금까지도 일본 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화 도라에몽 캐릭터를 클로바 프렌즈 미니에 입힌 모델이다.
만화 원작의 도라에몽 목소리를 스피커에 담아 사용자가 마치 도라에몽과 수다를 떨고 있는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어 출시 전부터 일본 내 도라에몽 마니아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업계에서는 AI 스피커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일본에서 라인이 인기 캐릭터인 도라에몽을 스피커에 입힌 전략이 이번 완판을 이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일본 2위 이동통신사 KDDI가 최근 발표한 ‘일본인의 음성명령에 대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일본 남성의 68%, 여성의 75%가 AI 스피커를 이용할 때 쑥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라인이 이 같은 거부감을 친숙한 캐릭터 상품을 통해 해소하면서 판매량 증대는 물론, 시장 내 홍보 효과까지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일본 전문가는 “클로바 프렌즈 미니 도라에몽 한정판이 출시되자마자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가 이뤄지면서 발송에도 지연이 예상된다”며 “라인이 일본인의 AI 스피커에 대한 벽을 도라에몽뿐만 아니라, 라인프렌즈 캐릭터 등을 통해 자연스레 허물면서 향후 시장 확대 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인은 지난해 12월 클로바 프렌즈 출시를 통해 일본 AI 스피커 시장에 진출했다. 라인은 AI 스피커에 이어 지난 4월 소니와 함께 자사의 AI 엔진이 탑재된 무선 이어폰인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를 출시하는 등 일본 내에서 AI 플랫폼 사업을 꾸준히 확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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