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서 찬성하라고 해서 했는데 설계도 그렇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도 피하지 못했고···"
2일 잠신중학교에서 열린 잠실5단지아파트 정기총회는 조합원들의 고성이 계속 오갔다. 이날 총회에 상정된 ‘국제설계공모 결과에 따른 계약체결 승인의 건’에 대한 찬성률은 73.8%(2899 중 2139)에 달했지만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조합과 서울시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특히 현장투표에서 해당 안건은 반대표가 찬성표보다 많았다.
조합원은 "서면결의는 무효처리 해야 한다"며 결과에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설계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재건축이 어그러질까봐 동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는 지난해 재건축 사상 최초로 잠실5단지의 재건축 설계안을 국제공모로 정하기로 하면서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국제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된 설계안이 발표되자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주민거주 공간을 가운데로 몰아 마치 ‘닭장’처럼 빽빽하게 설계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기부채납한 공간에 공공도서관, 광장, 호텔 등을 배치하는 것을 두고도 “공공성만 고려해 거주민의 편의는 배제했다”는 의견이 상당했다.
설계안에 반대하는 조합원 500여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설계안에 대한 동의 여부와 상관 없이 대다수 조합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점은 설계안이 3월 말 최종 선정된 뒤, 두달가량 지나서야 서울시가 설계안을 공개했다는 점이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가 설계공모가 완료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4월 26일에 조합에 보냈고 설계안 그림도 이후에나 왔다”고 토로했다.
이 단지는 아파트를 50층으로 짓는 대신 아파트 용지의 일정 부분을 서울시에 무상으로 제공(기부채납)했다. 이 공간에 광장 등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기부채납한 공간에 대해서는 조합의 의견이 반영될 수 없다”고 말했다.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잠실5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대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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