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세 번째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중국은 미국을 향해 관세 부과 등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3일 중국 상무부 등에 따르면 미·중 양국 대표단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鱼臺) 국빈관에서 3차 무역 협상을 시작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방중했다. 양측은 지난 17~18일 워싱턴에서 2차 협상을 벌인 뒤 합의한 공동 성명의 이행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측 대표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은 인민의 수요 충족과 경제의 질적 성장을 위해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 수입을 늘릴 것"이라며 "개혁 개방과 내수 확대는 중국의 국가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업과 에너지 등 분야에 대한 소통은 양호했다"며 "구체적인 진전을 이뤘으며 세부적인 내용은 협의를 통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폭탄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는 데 대해서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중국 측 대표단은 "양국이 달성한 성과는 무역전쟁을 벌이지 않는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라며 "미국이 관세 부과를 포함한 제재에 나설 경우 협상의 성과는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500억 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산 IT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미국은 관세 부과 품목을 오는 15일까지 발표하고, 대중 수출 규제와 투자 제한 조치도 30일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4일까지 진행될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양국의 무역 갈등은 더욱 격화할 수 있다.
중국은 대미 수입 규모를 추가 확대하는 식으로 갈등 봉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의 첨단산업 발전에 제동을 거는 행태를 지속할 경우 전면전 양상으로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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