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군 복무 중 사망자 90명 순직 결정

[= 군 의문사 희생자의 유족들이 2013년 5월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군 의문사 유족이 외치는 대 국회, 국민 호소 대회'에서 지난 1998년 사망한 김훈 중위의 부친 김척씨의 사례발표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군 복무 중 사건·사고로 사망했지만 그동안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90명이 순직으로 인정받게 됐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국방부는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사망원인이 규명됐지만 그동안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90명이 권익위 권고와 국방부 재심사를 거쳐 순직으로 인정받게 됐다고 4일 밝혔다.

앞서 권익위는 “논산훈련소에서 구타를 당해 사망한 동생을 순직으로 인정해 달라”며 K씨가 지난 3월 제기한 고충 민원에 대해 순직 여부를 재심사하도록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권익위 조사결과 K씨의 동생은 1965년 논산훈련소에 입소해 훈련받던 중 선임하사가 신병들을 침상에 일렬로 세워놓고 가슴 등을 구타하는 과정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훈련소는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사건을 은폐했고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이런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동안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권익위는 K씨 동생의 사례 외에도 군 복무 중 사망해 순직 인정 요건에 해당하지만 유족이 없거나 순직기준 변경내용을 알지 못해 재심사를 신청하지 못한 사례를 전수조사해 재심사할 것을 권고했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유족의 심사요청이 없어 순직 심사를 하지 못했던 91명 중 90명을 순직으로 결정했다. 국방부는 공무와 관련성이 있다면 자살이나 변사도 순직으로 인정하는 등 그간 군인사법과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순직심사 기준을 완화했다.

변경된 순직 인정 기준이 유족들에게 홍보되지 않았거나 심사에 대한 불신으로 심사 신청을 꺼려 순직심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가 많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9월 ‘군의문사조사·제도개선추진단’을 설치해 이번에 순직 심사를 한 91명을 포함한 197명을 심사, 이 중 194명을 전사와 순직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