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6·13 지방선거 '광폭 지원사격'이 눈에 띈다.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추 대표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일정을 소화하면서, '격전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자당 후보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추 대표는 선거운동 2주 차에 접어드는 4일 제주에서 선거운동의 포문을 열었다. 문대림 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경쟁하는 제주지역을 경합지역으로 판단,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추 대표는 제주 동문시장, 서귀포 올레시장·향토오일장 등을 돌며 제주지역 여당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추 대표는 지난주엔 핵심 전략 지역인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전북,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을 찾아 유권자들을 만났다. 선거운동 첫 개시일인 지난달 31일 핵심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본격적인 유세 활동을 시작했다. 첫 행선지는 16년 만의 탈환을 꿈꾸는 서울 중랑구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했다.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 '싹쓸이'는 물론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 나아가 3곳의 국회의원 재보선 압승을 목표로 서울에서 인천, 수원 등에 출격했다. 또, 이튿날엔 호남으로 이동했다. GM 군산공장 폐쇄로 어려움을 겪는 전북 지역을 찾아가 민심 잡기에 집중했다.
선거운동을 시작한 후 첫 주말에는 민주당의 전략적 요충지인 부·울·경에서 총력을 기울였다. 2일 오전엔 울산, 오후엔 경남 김해, 창원 등 이른바 '낙동강 벨트' 격전지를 순회하며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진주에서는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와 함께 유권자들을 만났다.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연루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김 후보를 적극 엄호하는 한편, 지역 경제 파탄에 책임 있는 자유한국당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3일엔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강행군을 펼쳤다. 오전엔 최대 접전지역으로 꼽히는 부산에서 '23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달라고 당부했고, 같은 날 오후 서울로 올라와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3명과 첫 공동유세를 벌이며 세 과시에 나섰다.
정치권에선 추 대표의 이 같은 '광폭 행보'를 두고, 당 대표 '연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추 대표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국 각지 후보들을 지원하며 승리에 힘을 보태는 동시에 당원들과 접촉을 늘리는 등 6·13 지방선거를 도우며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추 대표의 '연임 도전설'은 추 대표의 의지와 관계없이 주변에서 차기 행보를 거론할 때 끊임없이 흘러나왔다"며 "6·13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다면 '재신임'을 묻는 도전이 가능하지 않겠냐"며 '연임' 도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추 대표는 대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문재인 정부 취임 1년 동안 별 탈 없이 당을 이끌었다. 물론 소통 부재 등 여러 문제점이 있을 순 있으나 2년 동안 이렇게 한 당 대표가 흔치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다른 전당대회 예비주자들 역시 여러 시도당 선거대책위원회 자격으로 전국을 돌고 있어 8월 이후 열릴 당 대표 경선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천타천'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군만 20여명이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애초 지난달 말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할 예정이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선거 이후에 전준위를 띄울 예정이다. 민주당은 전준위가 구성되면 당헌·당규 분과위원회를 설치,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방식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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