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세기의 담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북·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4일 베이징을 거쳐 귀국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협의 결과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과 종전선언 등에 대한 '최종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김 부위원장 백악관 접견을 계기로, 북한과 미국은 오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 차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완전한 비핵화 '일괄 타결'을 공언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을 만난 뒤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동시적' 이행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나올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만난 이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약속도 받지 않고 북한에 지나치게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커들로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협상 프로세스'가 당초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말하던 일방적이고 즉각적인 비핵화 요구와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에, "(북한 비핵화는) 시간이 필요한 프로세스"라면서 종국의 목표는 북한의 일방적 비핵화와 무장 해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북핵 협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지만 북한과의 협상은 무역 협상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은 "매우 현실적 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한국, 중국, 러시아와 대화를 하고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내놓지도 않았는데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관한 논의가 나오고 있는 것은 대북제재 완화 움직임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제재는 완화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무척 강력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커들로 위원장은 말했다. 이어 "경제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엄격한 입장은 사람들이 너무 세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김 부위원장과 면담이 끝난 뒤 '최대 압박'이라는 표현을 자제하고 북한과 대화 중엔 추가 제재를 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워싱턴 포스트(WP)와 CNN 등 주요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도 받지 않은 채 회담 전부터 북한에 양보하는 모습이 강조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지나치게 유화적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북한에 선전 효과를 가져다주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그토록 비난하던 이란 핵협상보다 더 못한 결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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