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신탁사를 시행자로 선정한 재건축 단지는 여의도시범아파트(한국자산신탁), 안양 진흥로얄아파트, 한남동 한성 아파트(코리아신탁), 인천 신라아파트(대한토지신탁) 등 총 네 곳이다.
신탁방식 재건축은 조합 대신 신탁사가 시행을 맡아 추진하는 재건축 방식이다. 추진위원회와 조합설립인가 단계를 거칠 필요가 없어서 재건축 기간을 평균 2년가량 줄일 수 있다. 현행법상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로 인정되려면 소유자 75% 이상이 동의하고 토지 3분의1은 신탁등기돼야 한다.
최근 대전 용운주공이 10년간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을 신탁 방식으로 전환한 뒤 2년 만에 100% 분양에 성공하자, 신탁 방식 재건축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상계주공4단지가 한국자산신탁을 초청해 설명회를 하고 신탁 방식의 재건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광장아파트는 신탁방식을 통해 국내 처음으로 단지 일부를 분리해 재건축한다.
신탁재건축 방식의 최대 장점은 기간 단축이다. 추진위나 조합 설립 단계를 건너 뛸 수 있어 기간이 2년가량 단축되고 단축된 기간은 비용절감으로 이어진다. 더군다나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을 받는 신탁사는 신탁법과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재건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할 수 있다.
신탁사 관계자는 “자금조달을 신탁사가 하기 때문에 시공사 리스크가 줄어 공사비가 절감된다”며 “신탁사에 보수를 주지만 전체적인 사업비용을 볼 때는 조합방식보다 절감이 된다”고 말했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부담금도 신탁방식의 인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신탁방식은 일반분양과 조합분 매출 총액의 2~3%를 수수료로 낸다. 일각에서는 재초환이 도입되면 이는 개발비용에 포함되기 때문에 재초환 산정 시 부담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탁 재건축 방식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탁사 관계자는 “최근 안양 진흥로얄 아파트가 1년 반 만에 관리처분이 완료되는 등 신탁 방식 재건축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며 “이 같은 성공 사례가 자꾸 나오면 신탁재건축이 확산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자신 등 신탁사들은 향후 재건축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비사업 규모는 약 200조원에 달한다. 이 중 약 45조원에 달하는 100세대 이하 재건축 사업장이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신탁사들은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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