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중국은 EU와 관련 협의를 시작하며 "유감스럽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글로벌 경제의 3대 축인 미·중·EU 간의 통상 분쟁이 난타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4일 조약법률사(司·국) 명의의 성명을 통해 EU가 중국을 제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EU는 중국 정부의 기술이전 조치가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 협정(TRIPs)'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WTO에 분쟁 해결을 요청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유럽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고 강제로 기술을 이전토록 하는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WTO의 분쟁 해결 프로세스가 가동됐으며 EU와도 관련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상무부 조약법률사 책임자는 "중국은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중국 및 외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동안의 성과가 이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EU 양측은 지식재산권 관련 합작을 위해 실효성 있는 소통 채널을 구축했으며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이번 EU의 제소에 유감을 표하며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중·EU 간 갈등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지난 3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이 기술이전을 약속한 미국 기업의 인수합병(M&A) 건만 차별적으로 승인하고 있다며 WTO에 제소했다. 당시 EU도 일본과 손잡고 미국 측에 가담해 중국을 압박했다.
그렇다고 미국과 EU의 관계가 원만한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이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EU는 WTO에 제소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미·중 양국이 서로를 향해 관세폭탄을 투척하며 무역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EU까지 참전한 모양새가 됐다.
미국이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자 중국은 EU와 함께 반(反)보호무역주의 전선 구축을 도모했으나, 이번 지식재산권 관련 갈등으로 중·EU 간 관계도 서먹해졌다.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미·중·EU 등 3자가 자국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의 혼돈 양상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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