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tvN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 속 우보영으로 분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이유비가 다시 한 번 성장했다.
물리치료사라는 드라마 속 생소한 캐릭터에 맞춤옷을 입은 듯 매력적으로 소화한 그를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먼저 이유비는 드라마 종영 소감에 대해 “너무 아쉽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뷰를 하니까 그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요즘 계속 더 생각이 나는 것 같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시청률은 다소 낮았다. 그러나 촬영장 분위기는 그 어떤 현장보다도 화기애애 했다.
그는 “감사하다. 만약 분위기가 안 좋았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었을텐데 제가 해야하는 연기나 이런 것들을 잘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올때에도 너무 편하게 배려 해주시고 예뻐해주셔서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며 “배우분들 다 밝고 너무 좋았다. 누구라도 피곤해하시는 분이 없었다. 늘 으쌰으쌰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드라마 속 우보영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늘 쾌활하고 명랑했다. 이유비 역시 그런 우보영을 연기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보였다. 우보영과의 싱크로율에 대해 “저와 닮은 점도 있지만 우보영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보영이는 제가 생각했을 때보다 더 맑은 아이인데 그런 걸 연기하기에 체력적으로 쉽지 않더라. 생각할게 많다보니 어두워지고 탁해지는 게 있을까 싶어서 늘 리프뤠시하려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유비는 고민이 얼굴에 모두 드러나는 편이라고 고백하며 “생각을 많이 하고 고민을 하는데 티가 나는 편이다. 밝게 있다가 제가 갑자기 생각에 빠져있으면 준혁오빠가 ‘화났어?’라고 묻더라. 살짝 멍 때리고 있었던 건데 워낙 밝게 하려다보니 조금만 생각을 하면 고민이 많아보였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밝은 연기를 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는 그는 “늘 텐션을 업해 있어야 하는 게 많았다. 그래서 체력적인 부분이 달리거나 하면 너무 걱정이 됐다. 재밌게 할 땐 재밌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감정연기가 있을 땐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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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예재욱(이준혁 분)과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러브라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준혁과 장동윤 두 남자배우와의 호흡에 대해 궁금했다.
이유비는 “준혁오빠의 경우 성격이 정말 참하다. 외모는 진짜 남자다운데 성격은 귀여운 편이다. 약간 4차원같기도 하다”고 말했고, “(장)동윤이는 순수하고 착하다. 동윤이 보면서 많이 놀렸다. 어설프게 뭘 하면 귀엽더라. 그래서 현장에서 놀리기도 하고 친하게 잘 지냈다”고 전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제대로된 키스신은 처음했다는 이유비는 이준혁과의 키스신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도 키스신을 찍긴했는데 이번처럼 제대로된 키스시은 처음이었다. 사실 키스신이었는데 포옹하고 손 잡는 건 우리가 만든 거였다. 키스 할 때 어떻게 손을 해야할지 그런 건 애드립성으로 만든거라 재밌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며 웃었다.
평소에도 시나 글귀를 좋아한다는 이유비는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통해 더 많은 시를 접하고 공감했다.
“노래나 가사도 좋아하고 글귀 같은 걸 좋아한다”던 그는 “오글거린다는 건 전혀 없었다. 어려운 시는 일부러 안 읽었다. 정말 좋은 시가 많이 나왔다. 정말 다 좋더라. 지금 가장 생각나는 시는 준혁 오빠와의 연애 스토리가 담긴 ‘우리는’이다. 정말 달달한 시가 많이 생각이 난다. 나중에 연애할 때 써먹어보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연애 이야기는 물론,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고민이 듬뿍 담긴 스토리로 공감을 자아냈던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계약직 물리치료사 우보영의 성장기도 잘 녹여냈다.
이유비는 “확실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고민은 모두가 마찬가지다. 누구나 꿈이 있고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좌절할 때가 있지 않느냐. 저 역시 오디션도 많이 보러 다니고 하고 싶은 작품이 안돼서 좌절했던 적도 많았다. 그렇게 하다가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을 맡게 됐을 때의 감사함과 간절함과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커졌던 기억들이 나더라. 연기를 하면서도 보영이가 간절히 정규직이 되고 싶은 마음이 단순히 꿈을 위한게 아니라 생계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런 마음이 딱하고 안쓰럽고 응원하게 되더라. 제가 그걸 연기할 때 많이 찡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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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가 한창 일할 때 20대 초, 중반 막 시작해서 일을 할 때는 제 대학 친구들이 저와 비슷한 경험들을 겪었을 것 아니냐. 지금이야 다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그럴 때 많이 고민 됐겠구나 싶었다. 나는 너무 바빠 그런 걸 챙겨주지도 못하고 알아주지도 못했다. 회사를 다니는 친한 친구가 있는데 저한테 그런 고민을 많이 털어놓지 않았다. 제가 바쁘기도 하고 저만 친구에게 투정 부린 것 같아서 그런 생각하니 많이 미안하고 고맙기도 했던 것 같다”며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어느새 20대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는 이유비는 내년이면 30대가 된다. 여배우로서 서른을 앞둔 느낌은 어떨까.
그는 “서른을 앞두니 다르게 생각이 들더라. 일을 대하는 자세와 생각이 많아졌다. 저는 일 하면서 즐기는 게 가장 중요하고 과도한 욕심이나 그런 것들 없이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했었다. 악에 받쳐 일을 성공해야한다는 느낌으로 하기 싫었다. 어떤 일이 와도 항상 즐겁게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30대를 앞두고 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지더라.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가는 게 잘하는 건가 싶다”며 “왔다 갔다 한다. 결론이 아직 나진 않았지만 그냥 항상 감사하게 만족하면서 제 할 일, 저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올해로 데뷔 8년차다. 지난 시간을 돌아봤을 때 이유비는 스스로에게 어떤 평가를 매길가. 이유비는 “예전부터 많이 받은 질문이다. 그래도 예전엔 만족할만 했다. 한 70점 정도 줬다. 그런데 점점 더 제 자신에 대한 점수가 줄더라.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많아지고 제가 욕심이 생겨지고 조금씩 올라가고 싶다거나 맡고 싶은 스펙트럼이 넓어질수록 저 스스로가 작아지더라. 지금은 점수를 매길 정도도 아닌 것 같다. 앞으로 그냥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보였다.
길게 쉬지는 않을 거라는 그는 다시 한 번 촬영장에서 에너지를 받으며 연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쉬지 않고 열일하는 게 목표라는 그다.
이유비에게 스스로 배우로서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그는 “보영이 같은 역할이 잘 어울린다고 해서 그런 부분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단점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저는 성숙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좋아한다. 그런 배우분들이 좋고, 그래서 저는 오히려 그런 게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유비는 자신만의 분위기가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전했다. 이유비는 “저만의 분위기가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기 전에 그런 사람이 되면 그런 배우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을 채우고 싶다. 너무너무 잘 하고 싶고 완벽하고 싶은 사람이지만 그렇게 되려는게 너무 힘들더라. 그래서 오히려 그런 생각보다도 그냥 일을 즐기면서 하고 싶은 생각이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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