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 서부 2계에서 입찰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힐스테이트 전용면적 151.1㎡는 11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11억60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높은 15억578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치솟은 것은 같은 주택형이 감정가보다 4억원 가까이 비싼 최고 15억5000만원까지 매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15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해도 4000만원이 넘는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5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낙찰된 아파트 중 낙찰금액 기준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평균 108.6%를 기록했다. 이는 2001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달 10억원 미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101.5%)보다 7.0%포인트 이상 높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집값이 급등하면서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아지자, 법원 경매에서 10억원 이상 아파트의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경매물건의 감정평가는 입찰 개시일보다 통상 6∼7개월 전에 이뤄져 집값 상승기에는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낙찰가가 높은 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달 10억원 이상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수는 12.7명으로 10억원 미만 아파트의 평균 7.2명을 앞질렀다. 지난달 10일 입찰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래미안타워 135㎡는 14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10억원)보다 3억원 이상 비싼 13억399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치솟는 것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감정가가 시세보다 20∼30% 이상 싸졌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용면적 40㎡ 초과∼60㎡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4.7이었으나 고가주택이 많은 85㎡초과∼102㎡ 중대형은 105.9로 전 주택형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다만, 최근 서울 강남권 등지의 고가 아파트 가격도 하락하는 분위기 때문에 주변 시세와 꼼꼼히 비교한 뒤 낙찰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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