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B의 농담' '튼튼이의 모험' '이블데드', B급 감성에 끌리는 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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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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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감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세 작품[사진=스탠드업 코미디 '블랙 코미디', 영화 '튼튼이의 모험', 뮤지컬 '이블데드' 포스터]

조악하고 우스꽝스럽지만 매력적이다. 최근 대중문화계를 매료시킨 ‘B급 감성’은 영화·예능·연극·뮤지컬을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예부터 탄탄한 마니아층을 자랑했던 ‘B급 문화’는 더 이상 하위문화가 아닌 트렌디한 장르로 구분되는 상황. 올해 대중의 취향을 저격할 뜨겁고, 키치(Kitsch, 괴상하고 저속한 사물의 미적 가치)한 세 작품을 소개한다.

먼저 ‘B급 감성’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방송인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쇼 역시 올 상반기 가장 뜨거운 공연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8월 첫선을 보인 스탠드업 코미디쇼 ‘블랙 코미디’는 유튜브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하고 한국 코미디 콘텐츠 최초로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두 번째 공연인 ‘B의 농담’ 역시 티켓 오픈 1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 ‘B급 코미디’, 스탠드 코미디의 붐을 일으켰다. “아프면 환자지, 뭐가 청춘이야”, “젊음은 돈 주고 살 수 없어도 젊은이는 헐값에 살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등 ‘웃픈’(웃기고 슬픈) 어록으로 20·30세대의 공감을 얻었다.

다음은 ‘B급 정서’로 똘똘 뭉친 영화가 오는 21일 국내 개봉,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영화 ‘튼튼이의 모험’이 그 주인공. ‘델타 보이즈’, ‘다영씨’를 연출해 남다른 코미디 감각을 선보인 고봉수 감독의 신작으로 전국체전 예선 2주 전, 존폐위기를 맞은 고교 레슬링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평소 ‘동북아 루저들의 별’ 주성치 감독의 팬이라는 고봉수 감독은 이른바 ‘병맛’(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는 신조어) 코미디와 허를 찌르는 감각, 호흡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극할 예정. 거기에 지질하고 솔직한 청춘들의 모습을 녹여내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제18회 전주영화제 대명컬쳐웨이브상, 제2회 런던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이다.

오는 12일부터 8월 26일까지 서울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이블데드’는 ‘B급 문화’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작품. 동명의 B급 공포 영화 ‘이블데드’ 시리즈 중 1, 2편을 뮤지컬화 했으며 숲속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난 대학생들이 좀비와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매년 여름, 관객들이 가장 보고 싶은 뮤지컬로 꼽을 정도로 인기 많은 이 작품은 B급 유머는 물론 패러디와 과장된 표현법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끌어낸다. 특히 ‘스플레터석’이라는 객석을 마련, 좌석까지 피가 쏟아지게 하는 과감한 시도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도 얻었다. 파격적 무대와 록 음악으로 구성된 풍성한 뮤지컬 넘버가 인상적이다. ‘헤드윅’, ‘인더하이츠’의 손지은 연출과 ‘모래시계’, ‘팬레터’의 신선호 안무가가 새롭게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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