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해설하기 힘든 경기네요.”
안정환 MBC 월드컵 축구 해설위원이 참다 던진 한 마디다. 90분 내내 답답한 경기력으로 큰 실망감을 안긴 신태용호를 향한 쓴 소리였다. 뛰는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고, 경기를 지켜보는 축구 팬들도 속이 탔다.
신태용호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공개 모의고사'에서 ‘약체’ 볼리비아를 상대로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며 득점 없이 비겼다. 헛심만 쓴 신태용호는 이번 평가전의 목적 중 하나였던 자신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포백으로 나선 수비에서는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테스트를 마친 것처럼 보였으나, 볼리비아의 위협적이지 않은 공격진을 감안하면 평가 자체를 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후반전에는 공격수를 대거 투입하며 득점을 노렸으나 결정적인 슈팅 기회조차 만들기 버거웠다. 결과적으로 소득이 없는 답답한 최종 공개 평가전이었다.
신태용호는 11일 세네갈과 비공개 평가전을 끝으로 열흘간의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마무리한다. 세네갈전 다음날인 12일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성해 월드컵 조별예선에 나선다.
한국은 볼리비아와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신태용 감독은 작년 7월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치른 17차례의 A매치에서 6승6무5패를 기록했고,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는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으로 첫 승을 따내는데 실패했다.
FIFA 랭킹 57위인 한국은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탈락한 볼리비아(59위)보다 두 계단이 높았지만, 사실상 1.5군으로 나선 볼리비아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볼 점유율은 한국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슈팅까지 이어지는 유기적인 플레이는 실종됐고 골 결정력의 문제점만 드러냈다.
이날 한국은 김신욱(전북)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이 투톱으로 나섰다. 김신욱은 전반 두 차례 발과 머리로 볼리비아 골문을 위협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정우영(빗셀 고베)이 호흡을 맞췄지만, 역시 발이 무거웠다. 좌우 날개로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문선민(인천)을 선발 투입해 가능성을 테스트했으나 이 역시 확실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다만 포백 수비진으로 나선 박주호(울산)-김영권(광저우)-장현수(FC도쿄)-이용(전북)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골키퍼는 김승규(빗셀 고베)가 맡았다.
한국은 김신욱을 활용한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측면 크로스가 정교하지 못했다. 역습을 활용한 공격 전개도 느렸다. 패스 타이밍은 늦었고, 공격수의 움직임도 활발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이재성(전북)에 이어 손흥민(토트넘)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침체된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기성용과 장현수, 김신욱을 빼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윤영선(성남), 김민우(상주)를 차례로 교체 투입했으나 이 역시 돌파구를 찾기는 어려웠다. 결국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한 신태용호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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