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훈의 기사 맛보기] 전국 건설인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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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8-06-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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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부동산부 강승훈 차장

[건설부동산부 강승훈 차장]

건설현장이 계절적으로 성수기를 맞이했다. 가을이 공정을 마무리하는 수확의 시기라면 장마와 폭염을 앞둔 지금은 한창 일을 해야 할 때다. 하지만 여러 변수로 인해 이 같은 공식이 당장 들어맞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대표적으로 내달 1일부터 최대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데 따른 혼선에 기인한다. 공종별·공기별 상황이 제각각인 터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건 무리란 목소리가 높아 각 기업마다 탄력근로제 도입 등 대안을 추진 중이다. 이 역시도 해외를 비롯해 국내 300인 미만 회사와의 협력 공사에선 따져봐야 할 게 너무도 많다.

특히 '해도 적자, 안하면 파산'이란 딜레마로 표현되는 정부의 헐값 발주도 변수 가운데 하나다. 수주할수록 적자 경영은 불보듯 뻔한 데다, 일감마저 부족해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고질적 문제를 풀어내고자 전국 건설인들은 밤낮으로 씨를 뿌려도 모자랄 판에 공사장이 아닌 거리로 뛰쳐 나왔다.

대한건설협회를 비롯한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구성원 7000여명은 지난달 말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국민호소대회를 열었다. 국민들에게 업계의 현 위기상황을 알리는 자리였다. 이들은 "공공시설물 품질과 국민의 생활안전이 더 이상 위협받지 않도록 절박함으로 여기에 섰다. 제값 받고 제대로 시공하는 건설문화가 서둘러 정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 70년 역사에서 최초 마련된 이날 호소대회는 정부를 성토하는 장이 됐다. 국가 인프라가 질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관련 예산의 단계적인 대폭 삭감이 이미 예고됐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163만원)는 미국(433만원)이나 일본(369만원) 등 세계 주요국가의 1㎡당 건설비를 비교했을 때 2.5배가량 차이가 난다. 그렇다보니 건설현장 재해도 증가 추세에 있다.

일례로 15년 전 기준으로 설계가격이 100원이던 공사가 현재 최저 74원에 발주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10년간 건설사 영업이익률은 10분의 1로 폭락했다. 또 공공공사만 수행하는 건설사는 2016년 이익률이 마이너스 25% 수준에 달한다. 다시 말해 공공공사에 의존하는 중소업체는 사실상 존폐 위기의 기로에 서 있다. 쪼그라든 예산에 일거리는 없는데, 일자리 창출에 일조하라는 게 정부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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