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수원 사장 "향후 원전 수출, 한수원이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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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8-06-0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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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수원, 독자 수출 역량 및 자금 조달 능력 갖춰"

  • "원전 컨설팅 등 소프트웨어로 먹고사는 종합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날 것"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신임 사장이 지난 4월 5일 경주 한수원 본사에서 토크콘서트 형식의 취임식을 열고 임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이후 벌어지는 대부분의 원전 수출 전선에서 선두에 서게 될 것."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향후 원자력발전소(원전) 수출을 모회사인 한국전력이 아닌 한수원이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사장은 7일 울산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우디 원전수출까지는 '팀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움직이기로 하고 대외창구를 한전으로 했지만, 앞으로 한수원이 주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사우디의 경우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처럼 한전과 한수원이 공동사업자인데 약간 한전이 위에 있고 우리가 하도급 같은 싸한 기분이 느껴지는 것은 싫다"고 말했다.

그는 "한수원이 독자적인 수출 역량과 프로젝트 파이낸싱(자금 조달) 능력이 있어서 체코 이후 벌어지는 대부분 수출 전선에서 우리가 맨 앞에서 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 역량을 집중할 전략시장으로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필리핀을 꼽고서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다 두드려서(tapping)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체코전력공사는 두코바니와 테멜린에 부지별로 1000MW(메가와트) 이상급의 원전 1~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입찰제안요청서를 발급하고 내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수원, 중국광핵집단(CGN), 러시아 로사톰, 프랑스 EDF, 프랑스·일본 컨소시엄 ATMEA,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 6개사가 2016년 예비입찰문서를 제출했으며 체코는 예비입찰문서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투자모델을 수립 중이다.

한수원은 또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 심사 6단계 중 4단계를 통과해 오는 9월 인증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정 사장은 "우리 원전산업이 당장 다리가 끊겼다고 강을 못 건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배로 건너고 그것도 안 되면 무등(목말) 타고 건너서 생명력만 유지하면 앞으로 충분히 보완할 길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시장은 큰 시장, 미들시장, 틈새시장이 다 있다"며 "한수원이 어떻게 해외 원전수출 지도를 그리는지 지켜봐 주면 확실히 깃발을 꽂아보겠다"고 장담했다.

정 사장은 한수원을 원전기업이 아닌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취임한 정 사장은 "에너지 전환을 두려워하지 말자"며 신재생에너지, 원전수출, 원전 해체 역량 확보, 제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새로운 사업기회 등을 경영방침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는 "한수원이 과거에는 원전만 운영하면 앉아서 돈 놓고 돈 먹는 회사였는데 외부에서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충격을 줬다"며 "튜닝을 강제로 당하니까 거꾸로 이제 자유로운 바다로 가서 먹거리를 골라 먹을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대 원전기업인 프랑스 EDF와 미국 원전 운영사 엑셀론(Exelon)의 원전사업 비중이 각각 54%, 66%라고 언급하고서 "원전만 운영하는 회사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엑셀론처럼 원전 건설과 같은 '하드웨어'가 아닌 원전 컨설팅 등 '소프트웨어'로 돈 버는 회사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하드웨어가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회사이지만 나중에는 소프트웨어로 먹고사는, 지난 35년간 경영 노하우를 미국처럼 컨설팅 자료와 빅데이터로 만들어 개도국에 컨설팅하고 돈 벌 수 있는 회사로 가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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