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예뻐."
눈을 떼지 못하고 허리까지 숙여가며 강아지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는 할머니.
꼬물꼬물 움직이는 강아지가 정말 예뻐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한 모습이다.
강아지를 향한 할머니의 애정은 따뜻하다 못해 뜨겁기만 한데.
할아버지의 온도는 확실히 다르다.
아무 말없이 뒷짐만 진 채 멀리서 바라보다 강아지가 살짝 다가가자 뒤로 한 짝 물러나기까지. 할아버지는 이내 쿨하게 퇴장하셨다.
차가운 도시 할아버지의 매력을 풀풀 풍기시는 것 같지만 사실 티가 나고 말았다. 강아지를 쳐다보는 표정에 드러난 결코 숨기지 못한 애정이.
"내 이름은 윤주개!" |
영상 속 강아지는 이제 3개월 된 폼피츠, 주인인 윤진 씨의 이름을 따 '윤진 주니어','윤주'다.
진짜 가족처럼 지내고 싶어 이름을 사람처럼 지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복길이'라고 부르신단다. 복.길.이!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복길이가 마음에 든다!"
"주인, 내 이름 복길인 거 실화개?" |
윤진 씨네는 조부모님과 함께 사는 대가족이다.
윤진 씨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가족들의 허락을 받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평소 손녀의 말이라면 뭐든 다 들어주시는 조부모님의 반대는 생각보다 완강했다.
특히 할아버지는 집 안에서 개를 키우는 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윤진 씨의 끈질긴 설득은 이어졌고 간신히 할머니 설득에 성공한 윤진 씨는 바라던 강아지 '윤주'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이 집안의 귀염둥이는 나야 나! 나야 나!" |
어느덧 함께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가족들에게는 사소하지만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윤진 씨는 집안의 귀염둥이 자리를 윤주에게 뺏기고 말았다는데.
윤진 씨는 "특히 믿었던 할아버지마저 윤주에게 넘어가시고(?) 말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화보 잡지개!" |
한 달 사이 어머니 휴대폰 갤러리는 윤주가 점령했다.
어머니는 늦둥이라도 생긴 듯 사진을 찍어 친구분들께 자랑하는 일로 바빠지셨다.
무뚝뚝했던 남동생도 밖에 나갔다 오면 윤주를 찾느라 꼬박꼬박 누나 방을 찾는다.
평소 과묵하신 아버지 또한 윤주를 보러 오시는데 그럴 때는 꼭 문을 닫고 계신단다. 윤진 씨가 슬쩍 문을 열어보면 윤주를 품에 꼭 안고 계신다고.
할머니는 윤주의 매력에 푹 빠져 하루에도 몇 번씩 윤주를 안아주고 또 직접 재워주기까지 하신다.
"할머니한테 폭 안겨있개~" |
가족 중 윤주를 찾는 시간은 누구보다 할아버지가 제일 많다고 한다.
물론 자세와 멘트는 한결같으시다. 뒷짐을 지고 쳐다보시며 "허허, 고놈"하실 뿐이라고.
하지만 그 말씀과 눈빛에 담긴 달달함을 윤주도 느꼈는지 할아버지에게 유독 애교를 많이 부린다고 한다.
윤진 씨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윤주를 대하는 모습에서 온도차가 있어 보이지만 두 분 다 윤주를 가족으로 받아들이셨다"고 말했다.
또 "윤주가 오고 집안 분위기도 훨씬 밝아졌다"며 "새로운 가족 윤주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음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나 귀엽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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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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