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대내외 광폭행보에 시선이 모인다. 그동안의 '김동연 패싱론' 논란에 대해 청와대 역시 김 부총리에게 힘을 보태면서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경제컨트롤타워로서 바로설 수 있을지 기대를 높인다.
다만,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 추진에서도 중심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취임 1주년을 맞는 9일 별도의 내부 행사를 추진하지 않는다고 8일 밝혔다.
이와 달리, 김동연 부총리는 취임 1주년 즈음해 대내외적인 행보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8일 오후에는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면담을 했다.
김 부총리는 일자리 창출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마련하는 방안 등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김 부총리가 재계 총수급 인사와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 구본준 LG그룹 회장, 올해 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3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이어 정 부회장까지 4번째다.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경제발전의 한 축인 혁신성장을 위한 민간과의 협력에 직접 나서며 독려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와 함께 김동연 부총리는 오는 10~12일 일본을 방문한다. 11일에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도쿄에서 여는 국제콘퍼런스에서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기도 한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쯔엉 호아 빈 베트남 부총리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각국 지도자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만찬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의 만남도 기대되는 만큼 김 부총리의 대외적인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컨트롤타워로서의 김동연 부총리의 이 같은 입지가 남북경제협력 사업에까지 이어질지는 현재로서 단언하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국방·외교적인 접근 위주로 남북관계가 전개되는 만큼 경제 관련 사안이 다소 뒷전으로 밀려났다. 더구나 남북관계는 정치적인 해석과 성과가 크다보니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우선 중심에서 조율할 것이라는 전망도 들린다.
남북경협의 경우에도 북·미정삼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미국 국내법 상의 북한 제재 등이 어느 수위까지 유예되거나 해제될 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남북경협에 대한 추진 속도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초기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장 과도기 상황에서 김동연 부총리의 행보에도 다소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남북경협이 이전 정부의 방식과는 달리, 이젠 국제사회의 다자적인 공조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부 역시 주연을 따지기보다는 큰 틀의 중심체를 갖춰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북한 관계 전문가는 "국제사회가 북한 경제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의 경제적인 효과를 독단적으로 끌어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칫, 북한 경협과 관련, 타국에 주도권을 쥐어줄 수 있는 만큼 내부에서도 주도권 갈등보다는 원팀으로서의 단합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경제학자는 "3% 경제성장 달성에 대한 우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부진한 성적,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혁신성장, 여기에 북한의 국제사회 진출에 따른 남북경협 등의 상황이 우리나라에는 어쩌면 천재일우의 기회이거나 위기의 문턱이라고 볼 수 있다"며 "두 마리 토끼가 아닌,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시점에서 이제는 한국팀이 더이상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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