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의 엉뚱한 규정에 뿔난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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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8-06-0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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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마켓 영업시간·할인행사·매장 면적까지…정부, 업계 고유영역 침범

[사진=베트남비즈]


베트남 정부가 소비 활성화를 위해 세운 규정 초안에 현지 유통업계가 거세게 반발했다.

7일 현지 경제 매체 베트남비즈에 따르면 베트남 상공부는 최근 ‘유통산업 개발·관리 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상공부가 발표한 규정 초안에는 베트남 슈퍼마켓의 영업시간, 할인행사, 매장 규모 등의 내용이 담겼다.

초안에 따르면 정부는 주말, 공휴일을 막론하고 1년 365일 동안 슈퍼마켓 문을 열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특히 공휴일, 주말에는 22시 전에 슈퍼마켓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더불어 슈퍼마켓 내 제품의 30%를 베트남산 상품으로 진열해야 하고, 할인행사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슈퍼마켓 규모와 관련된 규정도 있다. 당국은 면적 250㎡~1만㎡ 미만의 시설을 ‘슈퍼마켓’으로, 1만㎡ 이상은 상업시설로 규정했다. 만약 슈퍼마켓 크기가 250㎡에 못 미치면 영업 허가가 나지 않는다.

또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확장을 위해 슈퍼마켓 업계는 반드시 택배 서비스와 전화 등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정부의 규정 초안이 발표되자 베트남유통업협회(AVR) 등 유통업계로부터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딘띠미로안(Dinh Thi My Loan) AVR 회장은 “정부의 영업시간 규정은 비즈니스 자율성을 심각하게 방해한다. 또 소규모 슈퍼마켓에 택배 서비스, 인터넷판매 등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실용적이지 않다”며 맹비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유통업자 고유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베트남상공회의소(VCCI)도 “정부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이 포함된 초안을 내놨다. 주말, 공휴일에도 모든 슈퍼마켓이 문을 열어야 한다는 규정은 도대체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VCCI 관계자는 “정부의 초안은 유통업계의 자율성을 퇴화시킬 것”이라며 “유통업계의 운영시간, 할인행사 등은 시장 스스로가 결정해야 할 문제로 정부의 개입이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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