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한다. [사진=AP/연합뉴스]
12일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상 첫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제멋대로 성격으로 예상 밖의 행보를 보여온만큼 '깜짝 이벤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朝報)는 11일 미국 온라인매체 복스(VOX)를 인용해 북미 정상회담의 네 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에서는 북·미 양국이 비핵화 등과 관련된 기본적 협의만 이루고,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회담을 통해 합의를 이뤄나가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워싱턴 민간연구소 스팀슨센터 한반도 문제 전문가 탕언(湯恩)은 "향후 프로세스를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개요·윤곽, 구체적인 시간표, 북·미 양국간 협의 원칙 등에 대해 양국 정상이 잠정적으로 합의를 이룬 후 나머지는 실무협상 팀에 맡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북·미 협상의 시작에 불과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앞으로 진행될 협상에 대한 로드맵을 만든 후 외교적 수사가 가득한 문건을 발표할 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두번째는 북·미 정상이 비핵화 내용이 빠진 합의를 이루는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이 '드라마틱한' 양보를 해서 양국이 합의는 이루지만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인데, 이런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매체는 전했다.
북한 문제 전문가 민타로 오바는 "미국이 매우 특별한 보상을 제공한다면 북한은 대대적으로 핵을 감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예를 들면, 핵무기 동결 혹은 감축에 동의, 국제기구의 정기적 핵사찰을 받는 것에 동의하는 방식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 미국이 재정적 원조, 체제 안전보장, 혹은 수교 등 진정성 있는 보상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가장 끔찍한 시나리오는 북·미 양국이 그 어떤 합의를 이루는데도 실패하는 것이다. 이는 외교적 수단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버리는 것인데다가 북·미 양국이 예전처럼 다시 서로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핵 문제 전문가인 비핀 나랑 MIT 공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버리면 북·미간 전쟁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북한이 핵 폐기에 동의하는 것인데 이러한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매체는 전했다. 나랑 교수는 "이는 비현실적인 꿈"이라며 "북한은 핵프로그램의 일부를 미국에게 보여주려 하지도 않는데 핵무기를 모두 폐기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방부 역시 이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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