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가 12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돈을 빌려 주식을 샀다. 빚내서 매수한 종목으로는 남북경협주가 많았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신용융자액은 이달 7일 현재 12조576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액수다. 한 달 남짓 만에 신용융자액이 3%가량 늘었다. 신용융자는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이를 이용하는 주체는 대부분 개인 투자자다.
신용융자로 빌린 자금 가운데 적지 않은 돈이 남북경협주로 흘러들어갔다.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경협주에 대한 신용융자 비중은 10%에 육박했다. 시장 평균치보다 3.4%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개인 투자자가 이달 8일까지 1개월 동안 가장 많이 산 종목을 봐도 남북경협주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코스피에서 순매수 상위종목 가운데 2·3위는 같은 기간 각각 현대건설·현대로템으로 모두 경협주다. 1위는 액면분할을 실시한 후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코스닥에서도 아난티 같은 경협주에 투자자가 몰렸다.
신용융자액이 연중 최고로 치솟으면서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갑작스럽게 취소한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경협주는 일제히 추락했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