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분 북ㆍ미 정상회담따라 남북 후속 회담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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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기자
입력 2018-06-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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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성급 군사회담이어 남·북 국방장관회담 열릴 듯…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발굴사업이 11년 만에 재개

  • 경의선·동해선 및 도로 연결 논의 빨라질 듯

[사진=청와대 제공]


싱가포르 ‘평화의 섬’ 센토사에서 12일 열린 북·미 간 ‘세기의 핵 담판’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됐다. 이렇다 보니 앞으로 이어질 남북 후속 회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장성급 군사회담 이어 남북 국방장관회담도 이어질 듯

당장 오는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개최되는 장성급 군사회담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이후 10년 반 만에 성사된 이번 회담에서 남과 북은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와 전쟁위험의 실질적인 해소’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다.

△군 통신선 복원과 현대화 △군 최고위급 간 직통전화 개설 △남북 국방장관회담 일정 등이 의제로 설정될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중론이었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초소(GP)와 중화기 철수 문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언급한 DMZ 내 6·25 참전용사 유해발굴의 선결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DMZ의 실질적인 평화지대 조성은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합의한 사항이기도 하다.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인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문제를 전격적으로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DMZ와 NLL 문제는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는 만큼, 추후 국방장관회담에서 대화가 오갈 거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또 북·미 정상이 전쟁실종자 등의 유해송환에 합의함에 따라,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발굴과 송환사업이 11년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 때 언급한 '비무장지대(DMZ)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 지역 미군 전사자 유해발굴은 1990년에 시작돼 2007년까지 443구의 유해가 미국으로 송환됐다.

1990년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하던 북한이 그해 5월 판문점을 통해 미군 유해 5구를 최초로 송환한 걸 시작으로 1990~1994년 북한이 단독으로 발굴한 미군 유해 208구가 송환됐다.

1996년부터는 북한 지역에서 북·미 양국의 공동 유해발굴 사업이 시작됐다. 함경남도 장진읍과 신흥리, 평안북도 운산군과 구장읍, 계천시 등지에서 진행된 북·미 공동 유해발굴은 2005년까지 지속됐고, 229구의 미군 유해가 수습돼 미국으로 보내졌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가 마지막으로 송환된 것은 2007년 4월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문 때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당시 6구의 미군 유해를 판문점을 통해 미국으로 옮겼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한국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은 약 4100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상당수의 유해가 수습되지 않아 앞으로 북한과 미군이 공동 유해발굴 사업을 재개하면 추가로 수습되는 유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 유해 송환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화의 길로 들어선 북·미 관계의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군 유해송환은 북한 지역에 있는 국군 유해 송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쟁 이후 65년 동안 북한이 국군 유해를 남측에 송환한 적은 없었다.

유해발굴감식단 자료를 보면 비무장지대에서 전사한 국군이 1만여명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무장지대에서 전사한 미군은 2000여명으로 추정된다.

 


◆경의선·동해선 및 도로 연결위한 철도·도로 사업 논의도 가시화될 듯

아직 날짜와 장소도 확정되지 못했으나, 10·4 선언에서 합의된 경의선·동해선 및 도로 연결 등을 이행하기 위한 철도·도로 협력 분과회의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종전이 언급되면서 남북 경협에도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최근 국제철도협력기구에 가입하면서 경부선(부산∼서울 423㎞)과 경의선(서울∼신의주 499㎞)을 잇고, 여기에 나진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9288㎞를 달리는 시베리아횡단열차(TSR)를 연결할 길이 열리게 됐다.

경의선은 이미 2004년에 연결돼 현대화 등 시설 개량을 거치면 언제든지 운행할 수 있다. 실제 이 노선에서는 2007~2008년 문산∼개성 구간에서 화물열차가 운행된 적이 있다.

철도화물 수송과 열차 운행 지원을 위한시스템에 대한 세부사안을 남북 철도협력 분과위원회에서 협의하고, 앞으로 열릴 국방장관회담에서 철도와 도로를 이용해 차량과 인원이 오가는 데 필요한 군사적 절차를 담은 문서를 마련하면 ‘유라시아 대륙 횡단철도’의 꿈이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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