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회견에는 못 나선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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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06-1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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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질문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참한 듯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이후 회견을 한 시간 가까이 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합의문 서명 이후 급하게 자리를 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회견에 나섰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불참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통상적으로는 국가간의 정상회담 이후 양 정상이 공동기자회견을 하면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응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이날 이런 정상적인 모습이 연출되지 못했다.

이날 김 위원장이 일찍 싱가포르를 출국할 것으로 예고되고 애초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 일정만 공개된 가운데 일정 변경을 통해 공동회견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늦게 싱가포르를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의도적으로 회견에 나서지 않은 점이 드러났다.

출국 비행기를 탈 때까지 여유 시간이 충분히 있었는데도 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합의문을 발표했던 당시보다 후퇴한 모습이다.

당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회견에서는 대신 질의응답이 없이 일방적인 발표만 이뤄졌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공동으로 발표에 나선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질의응답이 없었던 것이 맹점이다.

이는 북한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이뤄진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질의응답은 1시간 가까이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회견에 참석하지 않고 서명 이후 급하게 회견장을 뜬 것은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질의를 받을 경우 비핵화에의 진정성뿐만 아니라 수용소 등으로 대표되는 인권탄압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이 뻔하다.

장성택 처형이나 김정남 살해와 관련한 공격적인 질문이나 김씨 왕조세습 등 정통성을 지적하는 뼈아픈 질문도 나올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회견에 참석하는 것보다는 피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경우처럼 질의응답이 없는 기자회견을 북한이 요구했겠지만 미국의 경우 이를 수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질의응답 없는 회견을 했다가는 언론의 비판이 쏟아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김 위원장의 승리로 표현하고 있지만 회담에도 나설 수 없는 상황은 굴욕일 수밖에 없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개방을 통해 정상국가로의 변화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왕조세습, 인권부재 국가로 핵과 생화학무기를 중동국가로 퍼뜨리는 적성국가였던 과거가 김 위원장이 회견에도 참석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거리낌 없이 질문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변화의 진전이 이뤄진 경우에야 김 위원장이 정상적인 국가 통수권자로 떳떳하게 세계 언론 앞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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