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400%까지 상승했다가 올해 들어 주춤했던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나흘 새 2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잇따른 암호화 공격에 대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등 비관론이 부상하면서 매도세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런던 소재 온라인 거래소인 오안다(Oanda Corp.)의 시니어 마켓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얼람은 "부정적인 소식이 나올 때마다 (투자 기대감을) 지지하기 위한 강렬한 정서가 보이지 않는다"며 "마치 매도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얼람은 또 "전체 가상화폐 시장이 지금 공격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비트코인의 경우 개당 6000달러 이하로 떨어질까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 정보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국제 시세는 13일 기준 6358.3달러로 전날 대비 3.45% 하락했다. 최근 나흘 동안 20% 하락한 것으로 올해 들어 가상 심각하게 폭락했던 4월 초보다 낮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4월 초 6700달러 선까지 밀려났다가 서서히 고점을 회복하면서 1만 달러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5월 들어 다시 9000달러대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 약세 배경으로 잇따른 암호화 공격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매도세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 5월 미 법무부는 비트코인 등 기타 가상화폐 가격을 조작할 수 있는 불법 거래 행위에 대한 범죄 조사를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의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회의를 통해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법안을 논의했을 수 있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인 빌 게이츠 등 투자 업계 '큰손'들이 가상화폐에 대해 잇따라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은 것도 비관론을 부추기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다른 화폐의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은 전날 대비 3.36% 빠진 482.58달러, 리플은 4.25% 떨어진 0.537달러 수준을 보였다고 코인마켓캡은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