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또 통화기조 변화와 관련해서는 일부 취약 신흥국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우선 지켜보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 총재는 14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앞으로 두 차례에 걸쳐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시장에 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올해 두 차례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시장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을 해서인지 차분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줄 영향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의 장기금리는 상승했으며 달러도 강세로 이어졌지만 장 후반 대부분 조정폭이 축소됐다. 특히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는 0.42%포인트에서 0.39%포인트로 0.03%포인트 축소됐다. 달러 지수도 94포인트에서 93.5포인트로 줄었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곧바로 우리나라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유출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자본유출은 늘 얘기하지만 금리 한 두 차례 인상이 자본유출을 촉발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기준금리 인상 이외에도) 자본유출의 트리거(방아쇠)가 되는 요소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흥국의 자본유출로 발생하게 될 부정적인 영향은 다소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경계심을 갖고 볼 것은 경제여건이 취약한 신흥국이 받을 영향”이라면서 “최근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부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늘 눈여겨 봐왔지만 걱정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만큼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신흥국들이 더욱 부정적인 환경으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일부 신흥국의 금융 상황이 불안해 어떻게 앞으로 진전될지 자본유출과 관련해서는 추이를 봐야할 것”이라며 “특히 국제자금 이동과 국제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또 금통위 의사록에서 일부 금통위원이 매파 성향으로 돌아선 데 따른 통화정책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금통위원들이 고민도하고 얘기를 해봐야 한다”면서 “상황이 가변적이어서 금통위원 모두가 고민해야 할 상황으로 위원들과 협의 해보겠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책금리 차이와 관련해 용인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일률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자본유출로 이어지는 것은 금리차 외에도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큰 변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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