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을 앞두고 한 엑토르 쿠페르 이집트 감독의 인터뷰는 의도된 거짓말이었다. 거짓 정보에 우루과이는 살라가 언제 교체 투입될지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했다. 고도의 심리전으로 이집트는 목표를 달성하는 듯 했지만, 눈 앞에서 승점은 허무하게 사라졌다.
우루과이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A조 1차전에서 후반 44분 터진 호세 히메네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신승했다.
이로써 우루과이는 지난 1970년 멕시코 대회 이후 이어지던 월드컵 첫 경기 무승 징크스(3무3패)를 48년 만에 깼다.
살라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쿠페르 이집트 감독은 한수 위로 평가된 우루과이를 고전하게 만들었다. 이집트가 후반 37분 세 번째 교체 선수로 라마단 소비를 투입하기 전까지, 우루과이는 벤치에 앉아 있는 살라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라운드 안에서의 전술도 효과적이었다.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친 이집트는 공 점유율에서는 43% 대 57%로 뒤졌지만 슈팅 6개(유효슈팅 3개)를 기록하며 10개의 슈팅을 한 우루과이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
엑토르 쿠페르 이집트 감독은 경기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살라는 훌륭한 선수다. 살라가 이번 경기에 뛸 경우 가지게 되는 위험 요소를 피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페르 감독은 “하지만 살라는 다음 경기에는 괜찮을 것이다”라며 또 한 번 상대팀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우루과이를 상대한 이집트는 한국 팀에게도 교훈을 남겼다. 오는 18일 만나야 하는 F조 조별리그 첫 상대 스웨덴을 상대로 불꽃 튀는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스웨덴 측이 한국의 사전캠프인 오스트리아 레오강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인근 건물에서 비공개로 진행되는 훈련까지 모두 지켜본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양 팀 감독의 기싸움도 치열하다. 살라의 출전 여부를 끝까지 감춘 엑토르 쿠페르 이집트 감독 같은 절묘한 속임수가 필요하다.
또한 이집트는 첫 경기에서 F조 최약체로 평가 받고 있는 한국이 스웨덴,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 하나의 예를 보여줬다.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의 쓸데없는 파울은 상대에게 승리를 내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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