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대한 대규모 관세 폭탄을 예고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무역 전쟁의 재 점화를 알린 가운데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미국을 향한 맹비난을 이어가며 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7일 각국의 외신을 인용해 "국제 여론이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면서 "미국 대두협회 등 미국 내 각종 단체도 이번 조치가 미국 소비자에게 관세를 부과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통신인 신화통신은 ‘시대를 역행하는 미국의 행동은 대가를 치를 것’이란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미국이 또다시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도발했다"며 "미국의 계속된 변덕스러운 행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중국은 반드시 강력한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은 소규모, 중간 규모, 대규모의 공격에 대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덧붙였다.
관영 국제재선(國際在線·CRI)도 비난 행렬에 가담했다. 국제재선은 논평에서 "미국의 공격에 대한 중국의 반격은 지난 4월 1차 미중 무역갈등 때보다 더 정확하고 더 빨라졌다"며 무역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미국의 무역전쟁 도발에 대한 중국의 반격은 6시간도 되지 않아 이뤄졌는데, 이는 지난 4월보다 2시간 빠르다”고 분석했다.
CRI는 "관세 부과 대상 품목 역시 659개로 이전보다 106개가 증가했고, 대상 범위 역시 훨씬 넓어졌다"면서 "중국은 이번 무역전쟁에 대해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어 이 매체는 "중국의 반격은 중국 정부의 입장 뿐만 아니라 14억 중국 인민의 하나 된 마음"이라며 "중국 인민의 결집된 의지는 이번 무역전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서비스나 농산물을 겨냥한 관세조치나 비관세 장벽을 설정하려 한다면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중국도 보복에 나섰다. 중국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어긴 조치라며 중국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하고 인민의 이익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며 "이 가운데 내달 6일부터 340억 달러 규모 545개 품목에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설비, 에너지제품 등이 포함한 나머지 114개에 대한 관세 부과 시행일은 추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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