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 무역전쟁의 불길이 재점화된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액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재무부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이 58억 달러어치의 미 국채를 매각해 보유량이 1조1800억 달러로 줄었다고 홍콩 봉황국제iMarkets이 16일 보도했다.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의 자리는 유지했다.
최근 중국과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도 475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매각해 보유량이 487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08년 3월 이래 최저치다.
미·중 간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미 국채 매각으로 관세 공격에 맞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증폭됐다. 실제로 4월 국채 보유량이 감소하기는 했으나 이는 금융시장을 어지럽힐 수준은 아니라고 신문은 판단했다. 중국이 국채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조짐이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인 것은 중국, 러시아뿐만이 아니다. 시장 불확실성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일본, 독일, 인도, 태국 등도 미 국채를 매각했다. 일본의 경우 4월 미 국채 보유량은 전달 대비 123억 달러 감소한 1조3000억 달러로 201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러한 분위기의 영향으로 4월 각국의 미 국채 총 보유량도 6조1700억 달러에 그쳤다.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찰자망(觀察者網)은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각국이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으나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 올 초 보유량을 대폭 늘린 바 있어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소 흐름이 연출됐다"고 분석했다.
각국이 다시 미 국채 보유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덧붙였다.
한편, 최근 미·중 간 무역갈등은 전면전으로 번질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이 15일(현지시간)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하자 중국은 16일 내달 6일부터 340억 달러, 659개 미국산 제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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