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마저 무너진 US오픈, 켑카는 즐겼다...29년 만에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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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8-06-1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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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계 즐긴' 브룩스 켑카 "코스, 어려울수록 좋다"

[켑카가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파70·7421야드)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2018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US오픈(총상금 1200만 달러)은 그야말로 정신력 싸움이었다. 베테랑 필 미켈슨(미국) 조차 어려운 코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3라운드에서 굴러가는 공을 쫓아가서 칠 정도였다. 다들 힘겨운 사투를 펼쳤지만 우승자 브룩스 켑카(미국)는 그저 상황을 즐겼다.

켑카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파70·7421야드)에서 열린 US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오버파 281타를 기록한 켑카는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시즌 첫 승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216만 달러(약 23억7000만원).

2015년 2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 오픈에서 2012년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한 켑카는 2017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 힐스(파72·7721야드)에서 열린 US오픈에서 16언더파를 기록하며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US오픈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켑카가 7번째다. 2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벤 호건(1950∼1951년)과 커티스 스트레인지(1988∼1989년) 두 선수만 이룬 흔치 않은 기록이다.

시네콕 힐스 골프클럽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좌절시켰다. 선수들은 대회 내내 '코스가 너무 어렵다'는 불평을 쏟아냈다. 라파 카브레라 베요(스페인)는 "이런 그린은 경기하기 어려울 정도고 핀 위치 역시 불필요하게 이상했다"며 "미국골프협회(USGA)가 코스 위에서 우리를 바보로 만들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어려운 코스 세팅으로 유명한 미국골프협회가 언더파 없는 대회를 만든 것이다.

선수들은 불만을 토로했지만 우승자 켑카는 달랐다. 우승 후 켑카는 PGA 투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나의 한계를 시험 받는 것을 즐긴다. 물론 그럴 때면 정신적으로 무너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나는 그 순간이 좋다. 다른 사람들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 코스에서 공을 치고 싶다”라고 말했다. US오픈 1라운드에서 켑카는 75타로 부진했지만 2라운드에서 66타로 만회하며 코스에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켑카는 “보기나 더블보기가 나와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도전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다”라며 자신을 설명했다.

켑카는 더스틴 존슨(미국), 대니얼 버거(미국), 토니 피나우(미국)와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켑카는 2번홀(파3)과 3번홀(파4) 연속 버디로 기선을 제압한 후 5번홀(파4)에서 세 번째 샷을 홀 약 58㎝ 거리에 붙이며 버디를 추가했다. 켑카는 10번홀(파4) 버디와 11번홀(파3) 보기로 맞바꾼 뒤 16번홀(파5)에서 1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이븐파에 올랐다.

긴장의 끈은 마지막까지 놓을 수 없었다. 18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관람석 벽에 부딪힌 뒤 홀에서 25m 거리에 있는 그린 뒤쪽에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 켑카는 침착하게 마지막 홀을 보기로 막으면서 준우승을 차지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를 1타 차로 따돌리고 1위 자리를 지켰다. 플리트우드는 4라운드에서 7언더파 63타 맹타를 휘두르며 US오픈 한 라운드 최저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올해 초 손목 부상 때문에 4월 말까지 투어 활동을 하지 못했던 켑카는 "US오픈 2년 연속 우승은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세계랭킹 1위 존슨은 최종합계 3오버파 283타로 단독 3위에 올랐고, 2018 마스터스 우승자 패트릭 리드(미국)가 최종합계 4오버파 284타로 단독 4위를 차지했다. 안병훈은 26오버파 306타로 컷통과 선수 중 최하위인 67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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