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농진청, 민관 쌍방향 소통 ‘영농비 줄이고 상품성 높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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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6-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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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통한 방제‧재배 정보 적기 제공

  • 농가 작물보호제 사용량 절반으로 줄여

농촌진흥청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농가 현장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석회유황합제‧황제를 미리 살포한 경우 재살포할 필요가 없으며, 살포를 안 하신 ◯◯지역 농가는 6월2일 아침 8시까지 석회유황합제를 살포하시길 바랍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나오면 농가는 비상이 걸린다. 비가 오기 전후, 농약(작물보호제)을 제때 뿌려주지 않으면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예보가 틀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추가 사용된 작물보호제는 약제저항성을 높이고 추가 사용이 불가피해 농가의 영농비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강우량에 따라 뿌려야 할 작물보호제 양을 맞추는 일도 쉬운 게 아니다.

방제 정보를 즉시 알고 안내받을 수 있다면 이런 고민이 해결될 수 있기에, 농촌진흥청은 민관 쌍방향 소통창구를 만드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정확한 기상관측 정보를 바탕으로 예방효과가 탁월한 약제를 골라주는 한편, 재배 관리법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합리적 대응’ 안내로 작물보호제 사용량 50%까지 줄인다

2016년 시작된 ‘배사랑방’과 ‘우리감사랑방’은 올해 5월 현재 23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흔히 접하는 카페나 동호회 모임이 아닌, 소셜미디어 ‘밴드’를 통해서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는 추세에 대응, 배‧감 생산자와 관계기관의 현안을 듣고 소통하기 위해 농진청 산하 배연구소 직원들이 만들었다.

회원들은 농진청이 기상청 관측정보를 분석하고,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을 적용해 정보를 생산‧제공하는 ‘병해충방제결정지원시스템’이 구축돼 언제 작물보호제를 살포해야 하는지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전국 배와 감 주산지 60곳의 검은별무늬병과 탄저병에 대한 방제 정보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방제 정보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반 재배법이나 친환경재배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선진국은 30여년 전부터 이런 시스템을 상업화해 운영하고 있다. 유럽은 20년 전부터 방제결정지원시스템이 상용화됐다. 그러나 농가가 이 시스템을 사용해 정보를 얻는 것은 부담이다.

유럽은 계약을 맺은 농가에 한해 연간 최소 90만원 정도를 내야만 원하는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네덜란드의 ‘림프로시스템’은 사과 검은별무늬병 등 8종에 대해 약제선택과 살포시기 등을 제공하면서 30만원 정도의 이용요금을 받고 있다.

[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이와 달리 농진청은 ‘방제결정지원시스템+컨설팅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런 정보를 농가에 무상 제공하는 것은 세계에서 최초다. 또 휴대전화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간단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제공받는 정보는 높은 정확성과 완성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관행적으로 살포하던 때와 비교해 작물보호제 투하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기존 사용량과 비교해 19.8~50.5%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작물보호제가 남용될 경우, 작물은 약제저항성이 높아져 영농비가 상승하게 된다. 또 정확한 방제가 적기에 이뤄지지 못할 경우, 상품성이 떨어져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현장애로 해소‧협업‧소통 창구 된 SNS

농진청은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장애로를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지원한다. 영농현장과 전문가간 실시간 소통‧협업으로 신속한 현장애로를 해소하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현재 농진청이나 지방 농촌진흥기관이 직‧간접적으로 운영하는 SNS는 300여개에 이른다. 분야별로 △기술컨설팅 △소통‧협업 △홍보로 나뉜다. 농업인이 원하는 작목이나 요구에 맞춰 손쉽게 정보를 얻고, 소통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농진청 우수사례에 꼽힌 △밀향기(식량원) △고구마생생정보(식량원) △강원고성직거래장터(강원도고성센터) △스마트기술지원정보(농과원) △버섯多(다)드림(원예원)등이 대표적이다.

‘밀향기’는 우리밀 산업화 모색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책제안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밀 창업 1호점을 개설하기도 했다. ‘강원고성직거래장터’는 근거리 지역 소비자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스마트기술지원정보’는 기초기반분야 스마트기술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책자를 발간(총 4권)해 농가에 도움을 주고 있다. ‘버섯多드림’은 정책-연구-생산-가공산업-유통-소비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찾아가는 컨설팅을 진행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SNS를 통해 농업인이 겪는 현장애로를 즉시 해결해주고, 민관이 함께 협업해 발전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관련 정보를 상시 제공해 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덜어주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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