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는 미국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14일 자국 민간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 센터(Levada center)의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러시아 국민들이 미국을 ‘최고 비호감 국가’로 꼽았다고 보도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강제 병합한 후 시리아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미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사람들 중 78%가 미국을 비호감 국가로 지목해 지난해(69%)보다 9% 포인트(P)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이어 우크라이나(49%), 영국(38%)이 뒤를 이었다. 라트비아(26%)와 폴란드(24%)도 상위권 비호감 국가 반열에 올랐다.
스미르노프 러시아 정치사회학연구소 소장은 “러시아를 향한 서방국가의 견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면서 “이번 설문 결과는 러시아 국민들도 그들(서방국가)의 행태를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벨라루스에 대해서는 49%의 호감도를 보여 가장 우호적인 국가로 선정됐다. 이어 중국(40%)과 카자흐스탄(32%)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5%의 호감도를 보였던 시리아는 올해 설문조사에서 21%를 차지했고, 14%를 차지했던 인도 역시 19%로 오름세를 보였다.
레바다 센터 소속의 한 전문가는 “중국은 이미 러시아의 주요 동맹국으로 지위를 공고히 했다”면서 최근 양국 정상간 외교적 밀월 관계가 설문조사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의 전통 우호국으로 밀접한 관계를 지속 유지하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과 인도 또한 과거 구소련시대 형성했던 협력관계를 재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유명 정치학자 알렉세이 마르티노프는 “미국, 영국 등 서방국들은 세르게이 스크리팔 암살 미수 사건,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방조 의혹 등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쳐 러시아를 흔들고 있다”면서 “대부분 러시아 국민들도 이런 의혹들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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