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총결산] 정치권 ‘새판짜기’ 움직임 분주

민주, 개혁입법 속도

보수 야당, 재건 혼선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왼쪽 두 번째)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예방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을 맞이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첫 전국단위 선거인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이후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기사 6면>

더불어민주당은 ‘여소야대(與小野大)’라는 여의도 정치지형 속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까지 독식하며 1당 지위를 굳힌 기세를 몰아 강력한 국정운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당 지도부는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국회 정상화를 명분으로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평화와 민생 경제를 중심으로 개혁입법에 박차를 가해 구체적 성과로 지지에 보답하겠다”면서 “자유한국당 반성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방탄국회를 즉시 철회하고 국회 정상화부터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 대표는 또 다른 야당과의 연정 및 통합 문제와 관련, “연정(가능성)은 내가 재임하는 기간에는 0%”라면서 “연정도 안 되는데 통합은 더 힘들 것”이라고 못박았다.

민주당은 동시에 오는 8월 25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전당대회 일자를 확정하면서 내부 정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기 지도부는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만큼 당내 유력주자들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백가쟁명’식 해법이 쏟아지고 있으나, 오히려 당내 정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혼란이 더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자, 야권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 이탈자들과 함께하는 보수 통합 전당대회 시나리오도 나온다.

보수 진영 전체가 격렬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가는 상황에서 중도파의 이탈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지역구도 완화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보수와 진보는 특정정당으로 구분됐지만, 실제로는 이념보다는 지역구도에 기반한 측면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이 대구·경북(TK)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참패하면서 지역구도가 크게 완화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선거 참패로 보수정계 개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며 “지역주의 극복 문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광역자치단체장 당선인들이 지난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 실현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 선포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