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또다시 뛰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암호화폐(가상화폐)가 상승하는 패턴이 이번에도 반복된 것이다.
18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03.01포인트(0.41%) 내린 2만4987.4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탓이다. 산유국 회담을 앞둔 국제유가 동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주요 중앙은행 인사의 연설을 앞둔 금리 움직임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암호화폐는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30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보다 3.41% 오른 74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의 해킹과 '테더 스캔들' 재점화로 700만원선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순식간에 700만원대 중반에 안착했다.
다른 암호화폐도 비슷한 모습이다. 전날 하락세를 보이던 이더리움과 리플은 각각 3.8%, 2.5% 올랐다.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라이트코인 등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세계 증시가 꺾이면 암호화폐들이 일제히 급등하는 모습은 최근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을 중심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지며 다우지수가 장중 한때 500포인트 이상 밀렸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 1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확정했다고 공포하면서 무역분쟁 우려가 커지자 뉴욕 3대 주가지수는 동반 하락했고,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는 암호화폐는 급등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점차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의 형태를 갖춰 나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초까지만 하더라도 증시가 하락하기 전 비트코인이 먼저 하락세를 보이고, 증시가 상승하기 전 비트코인이 먼저 오름세를 보이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이 전세계 화폐로 쓰이면서 금처럼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암호화폐업계 관계자는 "국제금융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일어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식과 원자재 시장이 흔들릴수록 비트코인이 상승한다는 것은 암호화폐가 대체 투자처로 부상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