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금융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1468조원이다.
지금까지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대신 신용대출이 급증했다. 한쪽을 누르니 다른 한쪽이 커지는 일종의 '풍선효과'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 가계의 신용대출은 16조7000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 은행이 12조3000억원, 저축은행·상호금융·카드사 등 비은행이 4조4000억원으로 은행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실제 신용대출 증가율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비은행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은행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상승세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파트 분양과 신규 입주, 재개발·재건축 추진에 따른 이주비 등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 기인한다. 1억원 이상의 신용대출 비중이 지난해 6월말 18.6%에서 올해 3월말 19.2%로 상승했다. 주택자금 관련 신용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금리도 신용대출 증가에 한 몫했다.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주담대 금리는 오름세를 보인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인터넷은행 출범, 고신용 차주 확보 경쟁 등으로 상승이 제약됐다. 비대면거래 확대로 신용대출을 받기 쉬워진 것도 대출 증가의 요인 중 하나다.
이로 인해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 차이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 1.3%포인트에서 작년 7월부터 올해 3월엔 평균 0.9%포인트로 줄었다.
이처럼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한은은 현 단계에서는 부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의 상환능력이 양호하고 대출자산 건전성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실제 신용대출에서 차지하는 고소득 차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전체 신용대출에서 1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잔액 기준)은 지난해 6월 말 20.9%에서 올해 3월 말 23.3%로 2.4%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2등급과 3등급은 각각 0.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은은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보다 신용대출의 대부분이 변동금리대출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올해 하반기 중 금리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채무상환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신용대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향후 신용대출을 포함한 전체 금융부채에 대한 상환능력 평가시행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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