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가 중국 2위 물류센터 운영기업인 'ESR'의 지분 확대에 나선다. 향후 중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물류산업의 중요성도 한층 부각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중국 물류업체인 'ESR'에 대한 추가 지분 인수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SK㈜는 지난해 ESR의 지분 11.77%(약 2억6193만주)를 372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2011년 설립된 ESR은 대형 글로벌 사모펀드인 '워버그 핀커스'가 1대 주주로 경영권을 갖고 있으며 중국뿐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도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몰인 알리바바, JD닷컴 외에 아마존, H&M 등 전세계적으로 200여개 고객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SK㈜가 중국 물류센터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현지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감안한 행보로 해석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올해 1000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보유하고 있는 물류센터 규모로는 이를 소화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이번 투자는 최태원 SK 회장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차이나 인사이더는 중국에서 사업을 해 중국에 재투자하는 중국기업이 된다는 의미다.
SK 계열사 중 SK하이닉스, SK중한석화, SK이노베이션 등은 중국에서 반도체와 석유화학 분야 등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번 ESR 추가 투자는 SK의 중국내 물류사업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SK는 과거부터 플랫폼과 네트워크 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투자하고 있다"면서 "ESR 투자도 오프라인 플랫폼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밖에 ESR은 한국에도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SK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11번가 등과의 협업도 기대된다. ESR은 경기 지역의 가창, 고양, 부천, 상동, 죽산 등에서 총 6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SK(주)가 올해도 작년 수준의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설 방침"이라며 "ESR 추가 지분투자는 이사회에 보고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SK㈜는 올들어서도 공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원을 출자했고, 지난달에는 미국 셰일가스 이송·가공 업체인 '브라조스 미드스트림'에 약 27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또 말레이시아의 차량공유 업체 그랩에도 지분투자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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