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공룡’ 넷플릭스…국내시장 몸집 불리기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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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입력 2018-06-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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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방통위 만남은 시기상조 판단한 듯…사업자 업무제휴에는 속도

  • - “콘텐츠 유통질서·망 이용료 대가 ‘우려’…소비자 입장에선 ‘혜택’”

 


글로벌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의 한국 시장 공략 움직임에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국내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간 면담이 불발됐지만, 넷플릭스의 시장 공세는 전방위로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데이비드 하이먼 고문 변호사는 당초 이날 양한열 방통위 방송기반국장 등과의 면담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틀 전 개인 사정을 이유로 방한을 취소했다.

이번 면담은 넷플릭스의 요청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 넷플릭스가 구체적 사유 없이 취소 통보를 했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정부를 상대로 한 사업자의 독단적인 일정 취소는 국내 사업자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정부와 한국 방송·미디어 생태계와의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컸던 탓에 업계의 이목도 쏠렸던 사안이다. 넷플릭스는 딜라이브, CJ헬로에 이어 최근 LG유플러스 등 국내 사업자들과 연이은 제휴를 맺으며 한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디어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아직까지 정부와 만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면서 “최근 국내 미디어 업계가 넷플릭스의 시장 잠식에 대한 반감과 우려를 가득 드러냈던 것도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방송협회는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에 대해 ‘미디어산업 생태계 파괴의 시발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방송협회는 “LG유플러스가 이번 제휴를 통해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수수료를 받고, 자사의 고가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넷플릭스를 3개월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애써 구축한 고도화된 국내 통신 인프라를 헐값에 내줘 국내 콘텐츠 유통질서를 교란하고 미디어산업의 생태계를 피폐하게 만들 것이 자명하다”고 내다봤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도 성명서를 통해 “유료방송사업자가 넷플릭스에게 제공하려는 수익배분율은 9대 1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 방송채널사(PP)와 유료방송사업자간 유료채널과 VOD 수익 배분율은 통상 5대 5 혹은 6대 4 수준”이라며 “공들여 쌓아올린 한류의 가치를 해외 거대 자본이 기다렸다는 듯이 가로채려 한다”고 지적했다.
 

딜라이브 플래그십 OTT 스토어에 진열된 넷플릭스 콘텐츠.[사진=아주경제DB]


향후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가 프로모션 제휴를 넘어 IPTV(인터넷TV)까지 서비스에 나선다면, SK브로드밴드, KT 등 경쟁사들도 넋 놓고 바라볼 순 없다. 이미 KT와 SK브로드밴드도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IPTV 관계자는 “넷플릭스로 인해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지고 가격 경쟁이 활성화 된다면 소비자 측면에서는 이로운 일”이라면서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공략은 급속도로 빨라지고, 조만간 하나의 미디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들의 국내 방송·미디어 규제 형평성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통신사들과 망 이용 대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접속경로 임의 변경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페이스북에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했지만, 이에 굴복하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콘텐츠는 대부분 고화질 영상이라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보다도 소요되는 트래픽이 많아 통신망 부담이 가중된다”면서 “만약 넷플릭스의 국내 이용자가 페이스북처럼 늘어난다면 망 이용료 대가에 대한 문제는 그 어떤 곳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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