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이준익 감독X박정민X김고은 '변산', 흑역사 딛고 '성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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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6-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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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산'의 배우 박정민(왼쪽), 김고은[사진=연합뉴스 제공]

저 먼 고향, ‘흑역사’를 두고 떠나온 무명 래퍼가 피하고 싶었던 ‘흑역사’를 다시금 마주했다. 모두가 외면하고 싶은 과거를 딛고 성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 영화 ‘변산’이 오늘(20일) 첫 공개 됐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는 영화 ‘변산’(감독 이준익·제작 변산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배급 메가박스㈜플러스엠)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정민, 김고은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영화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 분)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거센 청춘 학수(박정민 분)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다.

영화 ‘동주’, ‘박열’에 이어 ‘청춘 3부작’이라 불리는 영화 ‘변산’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스스로 청춘 3부작이라고 정의하지 않았지만 부정도 하지 않겠다”며 “세상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전작과의 연계성을 언급했다.

이어 “‘변산’만 단독으로 본다면, 우리가 불편한 순간, 부끄러웠던 순간, 피하고 싶었던 순간에서 멀리 도망친 줄 알았는데 제 자리일 때가 있지 않나. 그렇게 불편한 과거와 마주했을 때 나는 또 피할 것인가, 정면으로 마주하고 악수하고 화해할 것인가에 대해 말하는 거다. 극 중 학수는 그런 ‘불편한 것들’을 계속해서 마주치게 되는 상황인데 그 정점에는 아버지와의 깊은 아픔이 있다. 그런 학수에게 선미의 천진함, 순수함, 낭만은 그를 성장시키고 성숙시킨다”며 작품의 기획 의도, 연출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무명 래퍼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변산’은 곳곳에서 학수의 심경이 담긴 랩이 흘러나온다. 이 감독은 “극 중 학수가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는데 세미파이널 무대에 오르는 장면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학수가 겪는 상황들을 랩으로 만들고 습관이 이어지며 (무대에 올랐을 때) 설득력이 있을 거라 생각, 중간중간 랩을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감독은 ‘랩’을 매개체로 설정한 것에 대해 “전작인 ‘라디오스타’, ‘즐거운 생활’은 록이었고 ‘왕의 남자’의 사설은 랩의 시초다. 조선의 랩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 비트가 다르고 템포가 다르지만 행위자의 정신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랩이 주제인 것보다는 랩을 통해 가깝게 즐겼으면 좋겠다. 세대를 아우르는 도구로 ‘랩’이 입구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영화 '변산'의 이준익 감독, 배우 김고은, 박정민[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작품에서 무명 래퍼 학수 역을 맡은 박정민은 뛰어난 랩 실력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끈다.

그는 “예정보다 (랩을) 많이 하게 되었다. 짧은 기간에 프로들처럼 훌륭하게 할 수는 없었지만, 관객들이 학수 역할에 몰입하고 납득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학수의 마음과 감정을 이입해야 하는 거라 어렵기도 했지만 ‘언제 또 이런 걸 해보나?’ 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특히 박정민은 극 중 등장하는 가사들을 직접 쓰는 열의를 보이기도. 그는 “처음부터 제가 작사를 하려던 건 아니었다. 어쨌든 학수 캐릭터를 두고 고민하는 건 저였고 그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것도 저이니 (학수에 대해) 끄적거리게 됐다. 그걸 얀키(래퍼) 형님이나 감독님께서 괜찮다고 하시면서 한 곡, 두 곡 작사하게 되었다. 래퍼가 아니다 보니 머리가 아팠지만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래퍼들의 곡들을 참고하며 같이 음악을 만들었다”고 거들었다.

김고은은 이번 작품에서 학수의 동창이자 소설가인 선미 역을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 안에 쓰인 선미의 성격이나 성향을 많이 고민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연기했다”고 연기 주안점을 짚었다.

김고은의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역시 인상적인 부분. 김고은은 “촬영 전 사투리 선생님과 만나 연습하기 시작했고 배우들 모두 연습실에 모여 사투리를 시작했다. 네이티브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건지, 자연스러운 건지 구분할 수 없었고 늘 의심하고 확인받는 과정을 초중반까지 거쳤다. 배우들 모두 사투리를 쓰기 때문에 카메라 뒤에서도 사투리를 쓰면서 익혔다”고 전했다.

영화 ‘변산’은 이준익 감독의 장기인 웃음과 감동, 서정적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이 감독은 “슬픔과 웃음 사이에는 재미가 있고 긴장이 있다. 저는 제 생활 속에서도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 ‘황산벌’, ‘왕의 남자’ 또한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 아닌가. 주인공이 가지는 슬픔이 현재의 웃음으로 재현되는 과정에서 치유하고 슬픔을 아름답게 완성하는 것. 그것이 결국 인간이 영화를 떠나 인생에서 달성해야 할 미덕이라고 생각, 영화도 그렇게 대하고 있다. 기술이 아니라 반영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영화 ‘변산’은 오는 7월 4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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