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규의 알쓸軍잡] 과거 한미연합훈련 중단 때 안보위기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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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기자
입력 2018-06-2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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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연습. 사진=AP 제공]


한미 군 당국이 오는 8월로 예정됐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합 연습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을 가속하려는 유인책으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여론이 갈리고 있습니다.

‘북한도 UFG 훈련 중단에 상응하는 조치로 더욱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고, 반대로 ‘한·미 연합 방위태세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렇게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 불안해하는 것처럼 과거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됐을 당시 안보위기가 찾아왔었는지 확인했습니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육군 제공]


한미가 연합훈련 중단은 이번이 4번째로 과거 3차례 모두 1990년대 초반에 이뤄졌습니다. 이번과 같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결단이었습니다. 한미가 연합훈련을 처음으로 중단한 것은 1990년입니다.

그해 9월 국제적인 탈냉전 분위기에 힘입어 사상 첫 남북총리회담 일정이 잡히자 한미는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8월로 예정됐던 UFG 연습의 전신인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을 중단했습니다. 미국이 걸프전에 참전한 것도 연합훈련 중단 배경 중 하나입니다.

그 이후 조지 H 부시 대통령은 1991년 9월 남한 내 전술핵 철수를, 우리 정부는 같은 해 12월 ‘핵부재 선언’을 발표하고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다음 해 예정됐던 팀스피릿 훈련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북한도 이에 화답해 1992년 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협정을 체결하고 핵 사찰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런 일련의 과정에 여러 부침이 있었으나 한미 연합훈련 중단에 따른 안보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UFG 연습. 사진=AP 제공]


그러나 1992년 제1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10월 6일 국가안전기획부가 ‘남로당 이후 최대 간첩단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95명을 간첩 혐의로 구속한 남한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이 터지면서 남북 대화 분위기는 급격히 경색됐습니다.

1993년 팀스피릿 훈련 재개가 결정되자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상황으로 치닫습니다. 1994년 10월 북미 간에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제네바 합의가 타결되자 다시 팀스피릿 훈련이 중단됐습니다.

이 기간에도 특별한 안보위기는 불거지지 않았습니다. 따지고 보면 연합훈련을 중단했던 기간보다 훈련 재개를 선언한 이후 오히려 안보 위기가 고조됐습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뒤 북한은 매년 한미 연합훈련 기간마다 무력 도발을 이어왔습니다.

지난해 8월 UFG 연습 때도 북한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하는 등 두 차례 도발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북한은 세 차례 핵실험과 서른네 차례의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을 강행했습니다.
 

[2014년 UFG 연습. 사진=AFP 제공]


군사전문가들은 연합훈련 중단으로 실질적인 안보위기는 발생하지 않겠지만 한·미 연합 방위태세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합니다. 주한미군의 핵심 병력이 6~12개월 순환배치 되다 보니 단 한 차례도 훈련을 받지 못하고 본토로 복귀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미군이 평상시 훈련이 잘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지휘, 보급, 통신 체계가 완전히 다른 우리 군과 연합훈련을 해보는 것과 하지 않는 것에는 차이가 크다는 겁니다. 이는 우리 군 병력의 숙련도에도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북한이 UFG 연습을 비롯해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을 '북침 전쟁 소동'이라며 줄곧 중단을 요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문가들의 지적을 단순한 기우로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북한과 대화를 지속하는 기간엔 전쟁 위협이 사라진다는 신뢰가 점차 구축된다면 연합훈련 중단에 따른 우려는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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