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폭스의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폭스 인수를 위해 디즈니와 컴캐스트가 머니 전쟁을 펼치고 있는 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디즈니는 폭스에 인수액으로 713억 달러(약 79조원)를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폭스 인수 계약을 맺을 때 제시했던 524억 달러에서 36%나 올린 값이다.
지난주 컴캐스트가 폭스를 전액 현금으로 650억 달러에 인수하고 디즈니와의 계약 파기에 대한 위약금까지 물어주겠다며 공격적으로 나서자 디즈니 역시 인수액 상향으로 맞섰다. 디즈니는 폭스 주주들에게 현금 50%, 지분(디즈니 주식) 50%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은 21세기폭스의 영화제작사업과 TV스튜디오, 미 케이블 네트워크 FX, 내셔널지오그래픽, 지역스포츠채널, 해외채널 스카이PLC 등이다. 콘텐츠 스트리밍업체 훌루 지분 3분의 1도 포함돼 있다. 폭스의 뉴스 부문은 인수 대상에 들어있지 않다.
디즈니의 인수액 상향 소식에 20일 폭스 주가는 20일 7.3% 뛴 47.59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 지난 주말에 폭스와 디즈니가 수정된 인수합병 조건을 논의했다면서 폭스가 디즈니의 품에 안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F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컴캐스트가 더 높은 인수액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인수전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컴캐스트의 경우 인수액 상향을 위해서는 부채를 더 늘려야 하는 만큼 위험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디스는 컴캐스트의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바 있다.
미디어 시장에서 이 같은 대형 인수합병은 전통 미디어 강자들이 넷플릭스, 아마존과 같은 신생 스트리밍 업체들의 도전을 받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미국 2대 이동통신사인 AT&T와 복합미디어 업체 타임워너의 합병이 미국 법원에 의해 승인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