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찾아온 아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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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06-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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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지난 17일 오후 1시 무렵, 경기도 안성시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호원 씨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었다. 문 밖에서 나는 소리였다.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간 호원 씨는 작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편의점 문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삼각김밥 먹고 싶다옹~!"

어미를 잃은 건지, 길을 잃어버린 건지 새끼고양이는 홀로 있었다. 고양이는 배가 고픈지 거미줄을 먹고 있었다.

안쓰러운 마음에 호원 씨는 서둘러 편의점에서 고양이용 통조림을 하나 샀다. 그리고 통조림 테두리에 베일까 싶어 급한 대로 박스 위에 덜어줬다.

얼마나 배가 고팠던지 고양이는 경계하는 기색도 없이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집사를 만났다옹~"

그러다  손님이 오자 호원 씨는 계산을 하러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고, 잠시 후 편의점 안에는 언제 따라 들어왔는지 고양이의 기척이 느껴졌다.

몰래 들어온 고양이는 편의점을 활보하며 혼자만의 탐험을 하던 중이었다.

요즘 핫하다는 편의점 진열대 

혹시 고양이가 다치거나 사람들이 놀라지는 않을까 싶어 고양이를 잡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얼마간의 숨바꼭질 끝에 호원 씨는 과자 상자 뒤에 숨어 있던 고양이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호원 씨는 검거된 고양이를 편의점 밖으로 데리고 나간 뒤, 나뭇가지와 우산을 낚싯대 장난감 삼아 놀아주기 시작했다.

고양이는 생전 처음 만난 호원 씨를 집사로 받아준 듯 바닥에 벌러덩 누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냥이가 좋아하는 낚싯대 게임~ 귀엽고 깜찍하게 낚싯대 게임~♬"

그러나 근무 중인 호원 씨는 고양이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

결국 일을 하며 문 밖으로 보이는 아기고양이를 중간중간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나 잡아봐라옹~!"

그렇게 문 앞에서 잘 놀던 아이는 갑자기 사라지더니 잠시 후 어디서 놀다온 건지 먼지투성이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고 한다.

"휴지 옆에서 사은품 인형인 척하는 중이다옹~"

얼른 퇴근을 하고 놀아줘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퇴근할 때가 되니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소리를 내며 불러도 보고 기다려도 봤지만 고양이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호원 씨는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겨우 한나절이지만 괜히 인연인 것처럼 애틋한 뭔가가 있는 것 같았다"며 웃는 정 많은 호원 씨.

자칫 귀찮을 수 있는 고양이를 위해 아르바이트 비로 선뜻 간식도 사 먹이고, 놀아주며 마음을 쓴 건 호원 씨도 반려동물의 부모이기 때문이다. 호원 씨는 4살 된 반려견 말티즈 '가나'를 키우고 있다.

호원 씨는 고양이에게 그새 '다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는데. 

"주인, 딴 놈(?)이랑 시시덕 거리며 통조림 나눠먹은 거 실화개?"

호원 씨는 "사람에게 전혀 거부감이 없어 주인이 있는 고양이가 아닐까 싶었는데 아무도 찾으러 오는 사람이 없는 걸 보니 아무래도 길고양이인 것 같다"며 "너무 어려서 밥이나 제대로 먹고 다닐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또한 "다라 덕분에 잠시지만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며 "주인이 데리고 간 것인지 혼자 길을 돌아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라가 부디 좋은 곳에서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집사야, 고마웠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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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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